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지난 주말 두바이 회의에서 '유연한 외환시장 운영'에 의견을 모은 것이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22일 지적했다. 이들은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다우존스와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같이 분석하면서 `환율 시장주의'에 대한 합의가 이제 갓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는 일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G7 장관들이 정작 초점을 맞춘 중국 위앤화의 경우 22일에도 환율에 이렇다할 파급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G7 재무장관 성명이 전해지자 달러의 대엔화 가치는 지난 33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달러에 대한 유로와 파운드 가치도 강세를 보였다. 유로의 경우 6주 사이, 파운드는 지난 2개월 사이 각각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가치가 상승했다. 커먼웰스 뱅크 오브 오스트레일리아의 알렉스 슈만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달러화가 특히 아시아 통화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면서 존 스노미 재무장관이 두바이의 `환율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슈만은 스노장관이 그간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환시장 개입을 거듭 경고해왔음을 상기시켰다. 월가에서는 위앤화의 경우 달러에 대해 실제 가치보다 최소한 20% 저평가돼 있으며 일본, 한국 및 대만도 중앙은행들이 자국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환시장에 개입한다고 비판해왔다. 유럽 쪽에서도 아시아에 대한 비판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지난 1년 사이 유로의 대달러 가치가 20% 상승한데 반해 엔화의 경우 상승률이 5%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수출 경쟁력에서 유리한 입장에 처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뱅크 오브 뉴욕의 사이먼 데릭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G7 재무장관들이 아시아 환율 조작을 더 강도높게 비판했더라면 (아시아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더 크게 떨어져 환시장이 혼돈에 빠졌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본이 이번 G7 회동 결과 때문에 환시장 개입을 아예 중지할 것으로는 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UBS의 환시장 담당 수석애널리스트 만수르 모히-우딘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환시장 개입을 모두 중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달러에 대한 자기네 통화 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리려는 시도는 자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G7 재무회담이 `유연한 환율 운영'에 합의한 것이 위앤화에는 당장 이렇다 할 변화를 주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웰스파고 뱅크의 한국계 손성원 부행장은 다우존스에 "G7 성명이 환시장에서 위앤화 가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중국 통화당국자들이 (위앤화 환율 문제를 언급하는) 강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로 등에 대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 미국과 유럽으로 하여금 중국이 위앤화 환율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시점을 단축시키도록 압력을 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는 본다. 이들은 향후 12개월 사이 그런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라면서 위앤화 역외선물환 가치가 그동안 2.6% 가량 상승한 점을 상기시켰다. 싱가포르 소재 미국계 은행의 환전문가는 다우존스에 "G7 재무장관들이 유연한 환시장 운영에 의견을 모은 것이 달러의 대위앤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변수로 작용할 지 모른다는 판단"이라면서 "이번 두바이 회동 결과를 시장에서 `중국이 위앤 환율체제에 뭔가 변화를 줄지 모른다'는 쪽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리뤄구(李若谷) 부행장도 21일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석회의에서 "때가 되면" 중국이 위앤 가치에 더 융통성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위앤가치 안정이 중국은 물론 아시아 주변국을 포함해 궁극적으로 세계경제 전반에 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리 부행장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날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환율보다는 "값싼 인건비"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