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14일 각료선언문 채택에 실패하고 결렬된 것에 대해 세계 주요 신문과 방송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현격한 입장차이가 노출된 가운데 개도국들이 단합, 선진국들의 압력을 거부함으로써 합의점 도출이 무산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AP 통신은 이번 협상에서 후진국들이 단결해 국제무역에 관한 협상에서새로운 목소리를 냈으며 특히 이들이 선진국들의 압력을 단호히 거부함으로써 이번협상의 결렬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부국-빈국의 불화, 협상결렬 초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여타 선진국에 대항해 수십여 최빈국들의 전례없는반란으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메이카의 협상대표단 일원인 리처드 L. 베르날 대표가 "선진국들이개도국에 대해 좀 더 양보했더라면 합의점 도출을 위한 더 나은 여건이 만들어질 수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함께 소개했다. 뉴욕 타임스는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연안국, 아시아 국가들이 농업 및 여타 이슈들에서 선진국들의 타협안이 충분치 않다고 비난하면서 협상을 거부함으로써 당초예상을 깨고 이번 각료회담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영국 로이터 통신의 분석기사를 인용, 개도국들이 이번 협상의 결렬로 인해 정치적 승리자로 부상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적 패배가 될 위험에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선진국과 빈곤국 사이의 현격한 입장차이가 노출된 가운데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하면서 이번 협상의 실패가 지난 1999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WTO 각료회담때 거리의 반(反)세계화 폭력시위로 얼룩진 가운데 선진국-후진국간 첨예한 갈등을 보인 것과 유사한 결과를 낳았다고 논평했다. 미 뉴스전문채널 CNN은 이번 협상의 결렬로 인해 세계 통상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도하개발아젠다(DDA)의 타결일정이 최소 2년 정도 늦춰지게 됐다고 협상참석자들의 견해를 인용, 보도했다. 한편 CNN이 인터넷을 통해 이번 협상 결렬이 어느쪽 잘못인지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5일 오후 4시(한국시간) 현재 총 2천328명의 응답자 가운데 77%가서방선진국이라고 답했으며 개도국이라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