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린 지 한달이 채 안돼또다시 앞다퉈 금리를 내리고 있다. 실세금리 하락에다 자금운용에 한계를 느낀 은행들은 적자를 면하려면 조달코스트(예금금리)를 낮출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달이 멀다하고 되풀이되는 금리인하 속에 금리생활자와 서민들의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선도은행인 국민은행[60000]은 지난달 11일 정기예금금리를 내린지 한달이 안된 지난 5일 모든 예금금리를 0.1∼0.2% 포인트 인하했다. 이에따라 은행권 전체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4.15%에서 4.05%로 내려갔다. 작년말 4.75%였던 1년만기 정기예금은 1월(0.15%p), 2월(0.2%p), 5월(0.15%p),8월(0.1%p.전결금리 조정), 9월(0.1%p) 등 올들어 무려 5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0.1% 포인트, 3개월 만기는 0.05% 포인트 낮아졌고요구불예금의 경우 1억원이상 개인 저축예금이 3.4%에서 3.3%로, 1억원 이상 기업저축예금이 3.3%에서 3.2%로 각각 0.1%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5일 정기예금 금리를 0.1% 포인트 내렸던 우리은행도 지난 5일자로 우리사랑 레포츠 정기예금 1년만기 금리를 4.1%에서 4.0%로, 두루두루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4.2%에서 4.1%로 각각 0.1% 포인트 내렸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11일 만기 3개월짜리 금리를 0.1% 포인트 내린데 이어 지난1일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을 4.3%에서 4.2%로 0.1%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말 정기예금 금리를 0.2% 포인트 내렸던 신한은행은 한달이 채 안된 지난달 20일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을 4.3%에서 4.1%로 0.2% 포인트 낮췄다. 한미은행은 지난달초 1년 만기 정기예금을 0.1% 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같은달 20일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다시 0.05% 포인트 내렸다. 지난 7월말 정기예금 금리를 0.1% 포인트 인하한 제일은행은 지난달 25일자로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4.4%에서 4.3%로 0.1% 포인트 낮췄으며 기업은행은 7월말만기 3개월 금리를 0.1% 포인트 내린데 이어 지난달 28일자로 만기 1년 금리를 다시0.1% 포인트 인하했다. 이처럼 은행권 전체가 일제히 예금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금융채 등 실세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적정 예대마진을 확보하려면 수신금리를 하향조정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올들어 거의 한달에 한번꼴로 정기예금과 요구불예금 금리인하가 반복되면서 퇴직자 등 금리생활자들의 생활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서민들의 저축의욕도 크게 쇠퇴하고 있다. 반면 대출금리는 3개월 주기 CD금리 연동으로 하락속도가 느린데다 최근 실시된일부 인하조치 마저 수요가 거의 없는 장기대출이라는 점에서 서민층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돈 굴릴데를 찾지 못하는 은행들로서는 상반기 적자를 만회하려면 세간의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예대마진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실세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유동성이 갈수록 넘쳐날 것으로 보여 `정기예금연 3% 시대'도 멀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