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예외없이 추석을 맞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집안 어르신을 뵈러 민족의 대이동 물결이 일고 있다. 이런 우리 문화를 볼 때마다 늘 생각나는 것이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연로하신 집안 어르신들께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안정과 여유가 아닌가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대가 바뀜에 따라 부모 자식간에 이런 역할이 점점 변해가고 있다. 이제는 부모 세대도 노후의 경제력을 가급적 자식 세대에 의존하려 들지 않고 있다. 물론 아직은 노후의 경제적 자립이 희망사항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세월이 변함에 따라 이런 변화가 조만간 실제 상황으로 우리 앞에 다가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구나 이제 우리 사회는 점점 고령사회로 진입해 가는 과정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노후의 경제적 자립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더 이상 과거의 유교문화라는 잣대를 갖고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부모세대와 자식세대 간의 이런 역할 변화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이제 '어떻게 슬기롭게 할 것인가?'라는 공통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때라고 본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개인이면 개인,회사면 회사,그리고 국가 차원에서 노후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여러가지 제도를 마련해 놓고 총체적으로 꾸려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국민연금 개혁 방안,회사연금제도 개선 방안 등 많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제도의 뒷받침이나 여러 당사자들 간의 이해타산 때문에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노후를 위한 준비는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일찍 시작해야 한다. 이제는 은행 증권 또는 보험업에 종사하는 금융 전문가를 이런 목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금융업계도 발빠르게 변하고 있다. 프라이빗뱅크,파이낸셜 컨설턴트 등 선진국형 금융기법을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물론 금융상품이나 세제 또는 사회제도상의 문제 때문에 많은 제약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들 금융전문가를 잘 활용하면 크고 작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선 노후대책용 특별 뮤추얼펀드까지 나왔다고 한다. 투자자가 젊었을 때엔 위험도가 많기는 하나 수익성을 도모할 수 있는 주식형 상품에 많이 투자하다가 나이들어 가면서 점차 안전한 채권형 상품으로 펀드회사가 스스로 알아서 운영해 주는 펀드라고 한다. 아직 이런 손쉬운 노후대책용 상품이 국내엔 없지만 금융전문가를 만나면 이런 역할을 어느 정도까지는 기대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런 기대를 갖고 있다면 믿을 만한 금융전문가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번 맺은 관계를 오래 지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 한국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