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5930], 현대차[05380] 등 주요 대기업들이3-4년전 임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의 행사가 가능해진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거액의 스톡옵션 차익을 실현한 임원은 '전무'(全無)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경우 100억원을 훌쩍 넘는 거액을 손에 쥘 수 있지만 스톡옵션을 행사하지않는 이유는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재테크 수단이 없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 대한충성심이나 애사심의 척도가 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선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주요 임직원에게 지급한 총 565만2천203주 가운데 2000년 3월16일에 부여한 스톡옵션 150만주(자사주소각 등으로 현재 141만여주)가 지난 3월17일부터 행사가 가능해졌다. 당시 스톡옵션은 윤종용 부회장,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각 10만주, 진대제전 사장, 이윤우 사장이 각 7만주, 이기태.이상완.임형규.최도석 사장이 각 5만주를 받았으며 나머지는 직급에 따라 5천-4만주씩이 부여됐다. 그러나 윤 부회장을 비롯해 당시 스톡옵션을 받은 임원 73명중 지금까지 스톡옵션 행사를 요구한 임원은 단 1명도 없었으며 진대제 정통부 장관을 비롯한 일부 전직 임원들도 아직 스톡옵션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있다. 윤 부회장의 경우 지난 4월 자사주소각으로 행사가능 주식이 9만8천주로 줄었지만 주식매수 선택권 행사가격이 27만2천700원이고 5일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44만3천원이어서 주당 평가차익은 17만원이 넘는다. 현대차는 지난 2000년 3월16일 김동진 신임 총괄부회장과 이계안 현대캐피탈 회장 등 77명에게 보통주 129만주(1인당 1만-5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 지난 3월10일부터 행사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역시 단 한 건도 행사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 임원들의 경우 옵션 부여시 행사가격이 1만4천900억원이며 5일 종가가 3만9천900원으로 주당 2만5천원, 총 322억5천만원의 시가차액을 챙길 수 있지만 스톡옵션 행사에 부담이 없는 전 임원까지도 행사를 미루고 있다. 포스코[05490]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이구택 회장을 비롯한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해 지난 7월24일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포스코는 행사가격이 9만8천900원이며 5일 현재 주가가 15만1천500원으로 주당5만2천원이 넘는 차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이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원과사외이사 37명이 보유중인 45만여주의 스톡옵션은 아직 한 주도 행사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업계 호황으로 창사이래 최대의 경영실적을 올리며 주가가 계속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행사를 늦추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밖에 SK㈜[03600]는 지난 99년 3월 처음으로 당시 김한경 사장 등 6명의 임원에게 스톡옵션 3만5천주를 부여했고 2000년 3월에도 유승렬 당시 사장 등 59명에게41만7천500주를 부여했다. 99년 부여한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1만8천178원으로 행사기간은 지난해 3월 도래했고 2000년에 부여한 스톡옵션은 행사가격이 2만8천원, 행사기간은 올해 3월부터지만 아직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한 임원은 한 명도 없는 상태다. SK㈜는 현재 주가가 1만6천-1만7천원대로 7천원대까지 떨어졌던 지난 3월보다는많이 올랐으나 아직도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에는 많이 못미치기 때문에 스톡옵션을받은 임원들이 아직까지 행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는 "스톡옵션 행사는 공시사항이기 때문에 전직 임원이라면 몰라도 현직 임원들은 재임중에 스톡옵션을 행사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서로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행사할 경우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없는 것처럼 비쳐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