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국제경제계의 최대 현안인 중국위앤(元)화 평가절상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위앤화의 환율안정이 중국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와 금융의 안정적 발전에 유리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미국과 일본의 포위망에 중국이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일본을 방문중인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1일 밤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재무상과 양국 재무장관 회담을 갖고 미국 달러화에 사실상 고정돼 있는 위앤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양국이 공동으로 환율변동폭 확대와 탄력적인 환율정책을 중국에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재무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은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 이익이 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미.일 양국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위앤화가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해왔으며위앤화평가절상이 중국경제와 세계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스노 장관과 시오카와 재무상은 미.일 양국이 여러 기회를 통해 중국측에 이런입장을 전달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관리환율제를 채택, 통화당국이 시장개입을 통해 위앤화의 대(對)달러화환율을 달러당 8.276-8.280의 좁은 범위내로 유지함으로써 사실상 달러화에 고정시켜 놓고 있다. 스노 장관은 이와 함께 엔.달러 환율에 대해서도 "시장원칙에 따른 유연한 외환시장이 필요하다"고 지적, 엔화강세를 막기 위한 일본 당국의 시장개입에도 우려를표명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위앤화 평가절상 요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위앤화 환율을 안정되게 유지하는 것이책임있는 태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위앤화 안정은 중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와 금융의 안정적 발전에도 유리하다"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지난달 5일발언을 재차 소개했다. 중국은 그러나 이런 표면적인 반응과는 달리 원화 평가절상 요구의 배경이 되고있는 국제수지 흑자를 촉소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기업에 대해 대외직접투자를 늘리도록 촉구하고 있으며 보유외화로 해외채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이는 중국 기업이 외국에서 번 외화를 해외에 투자하기 쉽도록 함으로써 국제수지 흑자를 축소하려는 조치다. 그러나 노동집약적인 업종이 수출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 위앤화 평가절상은 곧바로 실업증가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 그렇지 않아도 높은 실업률(6월말 현재 공식 통계로 4.2%)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중국이 미국과 일본의 평가절상 요구에 곧이 곧대로 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특파원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