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라 금융회사간 시장 쟁탈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다른 금융회사들이 방카슈랑스와 관련해 보험 모집인 제한 및 보험상품 판매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는 데 비해 카드사들은 이들 규제에서 예외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1980년대 말부터 보험대리점 자격으로 사실상 보험상품을 판매해온 점이 인정돼 다른 금융회사보다 그만큼 유리한 위치에 서있는 셈이다. 따라서 금융계 일부의 특혜성 시비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이같은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최근 보험영업 부문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 그동안 보험대리점 인가를 받지 못했던 우리카드와 신한카드도 지난 22일 보험업 인가를 얻고 방카슈랑스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후발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방카슈랑스 전략=후발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차별화된 자동차 관련 보험상품을 집중 개발해왔다. 현대해상 LG화재 메트라이프생명 라이나생명과 제휴해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 화재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들을 회원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것. 운전자보험과 암보험을 결합한 '텔레안심보험'도 개발,최고 1억원의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보험 혜택뿐 아니라 암진단에 대해서도 최고 3천만원의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현대해상 교보자동차보험 그린화재와 함께 제휴카드를 출시,자동차 관련 서비스 제공 및 보험 가입 때 혜택을 주고 있다. '교보 카라이프 카드'의 경우 이용금액의 0.4%를,'그린카드'는 0.8%를 각각 추가로 적립해 자동차보험 가입 때 활용토록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고객이 '그린카드'로 연간 1천만원을 쓸 경우 카드 사용액의 0.8%인 8만원의 적립금과 1만원의 축하금 등 총 9만원이 적립된다"고 말했다. 이달 보험대리점 인가를 받은 신한카드는 방카슈랑스 관련 법령이 정비된 이후 보험영업을 개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10월 중 보험영업이 가능하도록 텔레마케팅 영업조직을 구축하고 있으며 보험영업과 관련된 전산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영업을 모두 수행하는 겸업 법인대리점 영업을 수행하기 위해 유수의 생명·손해보험사와 대리점 계약 체결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영업 개시와 동시에 암 일반재해 교통재해 어린이재해 등의 보장보험은 물론 보험사와 공동으로 신용카드와 관련된 연계 보험상품을 개발·판매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상품 위주로 영업할 계획"이라며 "다른 카드사와 달리 신규 보험영업을 진행하는 만큼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판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ACE화재와 제휴,저렴한 보험료로 성별·연령에 관계없이 같은 보험료를 적용하는 종합상해보험과 순수 보장성 무배당 상품인 해피데이 건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전화 한 통화로 간편하게 가입하고 갱신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보험을 내놓았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LG화재와 제휴해 애니카 자동차보험,엑설런트 자동차보험,매직카 자동차보험 등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대형카드사들 '정중동'식 진중한 준비=94년부터 10여년간 보험영업을 해온 비씨카드는 그동안 축적된 텔레마케팅 노하우를 기반으로 보험 텔레마케팅 영업을 집중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비씨카드는 텔레마케터의 보험상품 안내 및 판매를 위한 선진기법 교육을 강화하고 사례 전파 등을 통해 텔레마케터에 의한 영업력을 극대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 소득 증가와 사회안전 욕구가 증대되는 것을 감안,성장 잠재력이 무궁한 생명보험 부문에 대한 영업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텔레마케팅은 보험사의 설계사 조직이나 은행 등의 창구영업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고객 접근이 신속한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카드는 연령대별 맞춤 보험상품을 판매하며 방카슈랑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대에게는 입원집중 보장보험을,30대 여성에게는 자녀 대상 '어린이보험'을 팔고 있다. 40∼50대에게는 암상품 전문상품을,60대에게는 치매보장 등을 강화한 '실버보험'상품을 판매한다. 2000년부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텔레마케팅을 통해 LG화재 보험상품을 판매해온 LG카드도 통합 CRM시스템을 통해 선정된 타깃고객을 대상으로 필요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우수 고객만을 위한 특화된 보험상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88년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2000년 상해보험까지 취급 상품을 확대해온 삼성카드 관계자도 "특별한 신상품은 아직 준비된 게 없지만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