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지난 5월에 열기로 했던 서울총회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문에 3개월 연기되면서 정말 마음 졸였습니다. 적어도 반 년 전에는 일정을 잡아야 하는 VIP들인데다 여름휴가철과 총회가 겹쳤으니 몇 사람이나 올 수 있을까 걱정이었지요." 조석래 태평양경제협의체(PBEC) 국제회장(69·효성 회장)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사흘간 열린 제36차 PBEC 총회를 26일 마무리하면서 총회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5백여명의 VIP들이 참석한데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킨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총회 기간내내 신라호텔을 지키며 총회 진행을 진두지휘한 조 회장은 "본회의와 라운드 테이블 등을 마치고 나오는 참석자들의 얼굴에서 만족감이 묻어나는 것을 보면서 행사를 준비한 책임자로서 서울총회의 성공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총회가 국제회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총회에서 각별히 신경을 쏟았다. 여섯 차례의 본회의와 세 차례의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 사이를 바쁘게 움직이며 네트워킹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말을 걸고,소개하고,악수를 나눴다. 조 회장은 이번 총회를 통해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낸 것이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말했다. 마침 대구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북한 대표단이 참가한 것도 호재였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정책 설명도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아쉬운 점은 북한 대표들이 서울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그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북한 인사들의 참여를 수차례 요청했는데 북측의 대답이 없었다"며 "이 과정에서 북핵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북한 인사들의 참여가 좌절되고 말았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조 회장은 지난 92년 PBEC 한국 조직위원장으로 뽑혀 이듬해 개최된 서울 총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제3대 PBEC 한국위원회 위원장과 PBEC 수석 국제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제35차 총회에서 2년 임기의 PBEC 국제회장에 취임했다. 한편 지난 24일 개막식엔 조 회장의 직계 가족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효성에 근무하는 조현준 부사장,조현준 전무,조현상 상무 등 세 아들은 물론 부인 송광자씨까지 참석한 것.또 오는 9월 조 회장의 둘째 며느리가 되는 이여진씨는 대통령 통역 담당으로 개막식 기조연설을 한 노 대통령을 수행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