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의 여파로 올 2.4분기(4-6월)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까지 낮아지며 4년6개월만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계절 변동 요인을 제거한 실질 GDP는 1.4분기보다 0.7%가 감소해 외환 위기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가 감소한 데다 건설투자와 수출 증가세도 둔화된 탓으로 실질 GDP가 작년 동기대비 1.9%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성장률은 한은의 전망치와 일치한 것이지만 지난 1998년 4.4분기의 마이너스 -5.9% 이후 4년6개월만의 최저치다. 한은은 올 들어 북핵 문제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과 가계 부채 문제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스와 노사 분규 등이 겹치면서 대내외 경제 여건이 더욱 악화됐고 소비와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성장률이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민간 소비는 내구재와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상품 소비 지출이 감소한 데다 서비스 소비도 부진해 작년 2.4분기에 비해 2.2%가 감소했고 고정투자 중 설비투자도 0.8%가 감소했다. 민간 소비의 감소는 1998년 4.4분기의 마이너스 9.2% 이후 처음이며 설비투자는2001년 4.4분기의 마이너스 2.2% 이후 가장 낮다. 고정투자는 설비투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 및 주상 복합건물 건설 호조로 건설투자가 7.2% 증가하면서 작년 동기보다 3.5%가 늘었으나 올 1.4분기의 4.8%에 비해서는 둔화됐다. 수출은 경공업제품 수출이 감소한 데다 반도체.통신기기.자동차 등 중화학공업제품 수출 신장세가 둔화되면서 1.4분기의 19.8%보다 저조한 12% 증가에 머물렀다. 소비와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내수의 성장 기여율은 1.4분기의 19.9%에서마이너스 7.7%로 하락한 반면 수출의 성장 기여율은 80.6%에서 107.7%로 상승했다. 매월 또는 분기마다 나타나는 계절적 현상을 제거한 실질 GDP는 1.4분기보다 0.7%가 감소해 2분기 연속 위축됐다. 실질 GDP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 각각 마이너스 7.1%와 마이너스 1.6%를 기록한 1998년 1.4분기와 2.4분기 이후처음이다. 대외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 조건 악화로 작년 동기대비 0.2% 증가에 그쳐 GDP 성장률에 크게 못미쳤다. 교역 조건은 수출품 가격(원화기준)이 수입품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작년 2.4분기보다 0.7%가 악화됐다. 한편 경제활동별 2.4분기 GDP 성장률은 제조업이 경공업제품 생산 감소 폭 확대와 중화학공업 생산 증가세 둔화의 영향으로 2.2% 성장에 그쳐 1.4분기의 5.2%에 비해 크게 위축됐다. 건설업은 상업용 건물 등 비주거용 건물 건설이 큰 폭으로 늘어나 8.0% 성장하며 1.4분기의 8.8%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의 감소 폭이 확대되고 사회.개인서비스업의 부진으로 1.4분기의 2.0%에서 0.7%로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농림어업은 채소류와 감자 등 재배업 생산이 부진, 1.4분기 4.8% 증가에서 1.4%감소로 반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