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일 "공직사회가 혁신되지 않고 국가가 혁신되기 어렵다"며 공직사회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혁신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장·차관급 공직자와 청와대 보좌진 등 1백17명이 참석한 국정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혁신을 일상화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위한 학습을 해야 하며,일상적 혁신과정을 개발해서 각 부처별로 시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국가의 진로결정을 위한 의제의 설정기능이 국회,정부,시민사회,언론 중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87년 6월항쟁 이후 정부가 국가방향주도의 힘을 상실했는데 정부의 의제설정 기능에 대해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다변에다 달변인 평소 스타일과 달리 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당초 20분간으로 예정된 연설시간을 10분으로 줄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시작하면서 "여러분 기분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저는 기분이 참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도 자주 우울한 일에 부닥치지만 금방 잊는다"며 "비결은 한창 우울하다가도 여러분(장·차관) 일하는 모습 보면서 함께 토론하고 일하며 잊는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토론,학습할 때 새로운 희망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인 이날 국정토론회에서는 '선진기업 혁신사례'로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특강에 나서 주목을 끌었다. 김 부회장은 28분간 LG전자가 백색가전 중심에서 신기술개발로 방향을 바꾸는 과정 등 경영혁신 노력을 설명하고 여러 명으로부터 질문도 받았다. 노 대통령도 김 부회장에게 "청년실업 문제가 구조화되고 있는데 기업에서 볼 때 어떤 해결책이 있는가" "우리 백색가전은 경쟁력을 잃어 2류산업으로 밀려나고 중국으로 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계속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김 부회장은 "LG전자는 기술인력을 8백∼1천명씩 모집하는데 써 보면 불만족스럽고,회사에 몸 바쳐서 승승장구해 보겠다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젊은이들의 인내력이 없는 것 같아 고민"이라고 답했다. 또 "백색가전은 인류가 살아 있는 한 집에 없이는 못 사는만큼 경쟁력만 갖추면 된다. 어떻게 고부가가치로 몰고가느냐가 과제"라며 "앞으로 한국 백색가전을 잘만하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토론회에서는 진대제 정통부 장관,김용덕 관세청장,한명숙 환경장관이 부처의 자율적 업무혁신 사례를 발표한 뒤 분임토론을 했다. 2일에는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과 조영동 현 국정홍보처장이 차례로 나서 각각 건전한 언론관계 정립방안과 오보 대응에 대해 보고한 뒤 토론을 벌인다. 허원순 기자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