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의 '국고채 쏠림' 현상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국고채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상품으로 빠르게 이탈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지난 달 중순 연 3%대에 진입했던 국고채(3년물) 금리는 약 40일 만에 0.7%포인트 이상 급등(채권값은 급락)한 반면 CD 금리는 사상 처음 연 3%대로 떨어지는 금리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채권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이로 인해 국내 장기채권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도미노현상을 빚고 있다"며 당분간 이같은 오름세는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엇갈리는 장ㆍ단기 금리 29일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뛴 연 4.6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9일(연 4.68%) 이후 약 석달보름 만의 최고치이며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달 16일(연 3.95%)에 비해서는 0.73%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반면 단기상품인 CD(91일물) 금리는 이달 초 연 4.30%에서 29일엔 3.98%로 급락했다. CD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91일물 기업어음(CP) 금리도 같은 기간 연 4.67%에서 4.34%로 낮아졌고 1년 만기 통안증권 금리도 연 4.45%에서 4.22%로 하락했다. ◆ 미리 반영된 경기회복 기대감 외국계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발(發) 경기회복 기대감이 국고채 금리를 밀어 올린 가장 큰 요인"이라며 "현재 장기채권시장엔 금리를 끌어 내릴 만한 재료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대비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소비자신뢰지수 등 체감지표들도 서서히 경기호전 신호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도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져 채권시장이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음달중 국내 채권 발행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편 장기채권의 금리변동 리스크가 커지자 상대적으로 금리변동폭이 작은 단기채권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들어 MMF에 자금이 몰리면서 여기에 편입되는 국공채 단기물이나 CD CP의 수요가 늘어 금리가 내려간 것이다. 금성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선 금리상승을 용인하는 분위기"라며 "국고채 3년물의 경우 연 4.8% 정도까지는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