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지난달 실업률이 근 5년래 최고치로 오르면서 올들어 매일 2천500명의 실업자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엘 우니베르살,레포르마 등 멕시코 유력 일간지들이 23일 톱기사로 일제히 보도했다. 멕시코 국립통계청(INEGI)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한실업률은 3.17%로 94년 말 페소화 폭락위기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기 시작하던 99년 2월 이후 최고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올들어 1∼6월 평균 실업률도 2.87%로최근 5년간 상반기 실업률 비교에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작년말 91만1천명이던 실업자수는 지난 6월 현재 137만3천명으로 폭증했다. 이는 실업자수가 46만2천명이 순증, 올들어 매일 2천500명의 실업자가 새롭게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평양변 할리스코주(州) 툭스판(5.25%), 중부 내륙과나후아토주(州) 살라망카(5.3%) 등의 도시는 특히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멕시코 노동부는 올 상반기중 정규직 노동자 1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임시고용직 8만개가 새롭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실업률의 급상승은 미국 불경기의 영향 등으로 멕시코내 노동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체가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데다, 경제성장률도 올들어 1분기 저조한 기록을 보인데 이어 2분기에서는 0.2%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전반적인 경기하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멕시코 제조업체는 극심한 수요부족으로 생산량이 전년 동기와 대비해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멕시코 경제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자동차, 기계, 전자부품, 장비, 의류, 신발 등 멕시코 제조업의 핵심 분야가 침체 내지는 생산량 감소를 보였다. 멕시코 보세수출가공무역 형태인 마킬라도라 산업마저도 0% 성장에 가까울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멕시코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수출산업 육성정책마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외국으로 떠난 마킬라도라 업체는 지난 2년간 540개가 넘는다. 이는 2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욱이 대(對) 멕시코 직접투자도 금융부문에 집중되면서 생산투자로 연결되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멕시코 제조업은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NAFTA체결 이후 멕시코에는 제조업 위주의 외국인 투자 증가가 봇물을 이뤘으나,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가 제조업보다는 금융부분에 집중되고 있다.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NAFTA를 체결한 초기에는 외국인 투자금액 중 제조업분야가 평균 60%를 차지했으나, 작년의 경우 43% 정도를 차지하는 등 외국인 투자중제조업 비율은 급격히 줄었다. 또한 유럽 최대의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 일본 미쓰비시사(社) 같은 외국 투자회사들도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고, 미국내 가용한 공장가동률도 20년래최저치로 떨어지는 불경기가 계속되자 멕시코내 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대규모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폴크스바겐은 멕시코시티 남쪽 푸에블라 공장의 생산량을 올해 30%감축키로 함에 따라 멕시코 노동자 2천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비틀, 제타, 골프 모델 등으로 갖춰진 폴크스바겐 차량은 주로 미국으로 판매된다. 미쓰비시도 미국-멕시코 접경지 멕시칼리에서 1천250명의 직원이 컴퓨터 모니터를 만들어온 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멕시코 경제는 3천219㎞에 달하는 접경지를 공유하면서 저관세 등의 혜택으로수출량을 3배로 늘어나게 해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미국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