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전 개발을 놓고 일본과 중국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은 시베리아 앙가르스크 유전과 이란 아자데간 유전. 앙가르스크 유전에서는 송유관을 자국쪽으로 끌기위해, 아자데간 유전에서는 개발권을 따내기위해 경합하고 있다. 시베리아 파이프라인 건설은 중국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일본이 재정지원을 무기로 러시아측의 환심을 사기위해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있다. 아자데간 유전에서는 일본이 우선권을 갖고 협상중이나 중국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으로서는 원유 수입원의 다변화라는 장기적 에너지 안보전략에 따라 양보할수 없는 입장이고, 중국도 경제개발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에너지 확보라는 차원에서 이들 유전의 원유가 필요하다. 양국간 충돌까지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90% 정도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이 지역 의존도를장기적으로 60%선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올 1-5월 동안 원유 수입이 전년동기대비 36% 급증했다. 일본은 아자데간 유전 프로젝트를 놓칠 경우 석유 부문에서 올들어 2번째로 중국에 밀리게 된다. 러시아는 지난 4월 미하일 카시야노프 총리의 입을 빌어 전장 2천400km의 송유관을 통해 연간 30억달러 어치가 넘는 원유를 중국에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있다. 일본은 시베리아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최소한 분점이라도 하기위해 러시아측에열띤 로비를 벌이고 있으나 러시아는 시베리아 원유가 중국과 일본 등에 나눠줄만큼충분치 못하다며 중국 `단독라인'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자데간 유전개발에 대해서는 일본이 이란과의 협상에 중국이 끼어드는 것을견제하고 있다. ▲시베리아 유전 시베리아 중남부 이르쿠츠크주 앙가르스크의 원유 매장량은 현재까지 발견된 것만 4억t, 전체 매장량은 10억t 규모로 추정된다. 세계 제2의 원유 수입국인 일본은해외 원유공급 확보 차원에서 시베리아 동부 앙가르스크산 원유를 러시아 극동지역의 나홋카항으로 수송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시베리아 원유를 일본까지 수송할 수 있도록 앙가르스크-나홋카항의 4천㎞ 송유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라인 건설비용은 앙가르스크와 중국 다칭(大慶)간 2천400km의 송유관(일명:중국 루트) 건설비 28억달러 보다 두배가 더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4월 `중국 루트'를 통해 원유를 보내기로 결정, 일본의 나홋카 라인 프로젝트에 찬물을 끼얹었다. 러시아는 중국과 일본 양쪽 라인에 원유를모두 공급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일본은 파이프라인 건설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대신 러시아측으로부터 대출금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대외채무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 이같은제의를 거절해 양국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은 최근 오카모토 이와오(岡本嚴) 자원에너지청장을 단장으로 한 일본 대표단을 파견, 유전 개발과 파이프라인 건설을 지원하기위한 방안 등을 검토한다는데합의했다. ▲아자데간 유전 이란 남부에 위치한 아자데간 유전은 추정매장량이 260억 배럴에 이르는 세계최대 유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의 국제석유개발, 도멘, 석유자원개발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계약 체결협상을 벌이고 있다. 총 투자액 규모는 28억 달러다. 이란은 지난 2000년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통해 일본측에 이유전 개발사업 우선권을 부여하고, 일본은 이 대가로 이란에 3년간 30억 달러의 크레디트 라인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일본은 핵개발 의혹과 관련한 미국의 압력으로 지난달말의 개발 참여 통보 시한을 넘기는 등 진전을 보지 못하자 중국이 이 틈을 비집고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있다. 그러나 이란 석유부에서는 그동안 일본과의 교섭으로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상당히 밝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중국은 이라크 유전에 관여했다가 전쟁 발발로 크게 손해본 쓰라린 경험이있기 때문에 이란 석유 부문에 선뜻 뛰어들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