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대한 대표적 비관론자인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글로벌이코노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6일 "각종 부양책으로 버티고 있는 세계 경제가 조만간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모건스탠리 본사에서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현재 6.4%로 9년 만의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미국 실업률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7%선으로 높아진다고 해도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최근 주식시장 상승으로 세계 경제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당장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적 전망'의 배경에 대해 "세계 경제의 주된 성장원인 미국의 소비(내구소비재),주택,자본투자 등 3박자가 모두 추가 성장을 이끌어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에도 미국의 성장률이 2%대를 크게 웃돌기 어렵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문제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가 디플레이션 문제를 지금 처럼 고민했던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환율과 관련,"달러가치는 앞으로 1년이나 1년반 안에 현재보다 10~20%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바로 미국과 일본 경제의 부진"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