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여간 세계 경제를 뒤덮었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9.11테러와 이라크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위축됐던 기업인들의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하반기 경제 회복 가속화에 대한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경제예측 및 조사기관인 이코노미닷컴은 14일(현지 시간) 전세계 기업 중역진들을 상대로 조사하는 '기업신뢰지수'가 지난 11일까지 한주간 사상 최고치인 130.6을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사가 처음 시작된 지난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며 1주전의 127.9보다 상승한 것이다. 북미 지역의 제조업과 운송 관련 기업들의 기업신뢰지수가 유달리 높았으나 아시아와 유럽, 남미 지역 중역진들의 기업신뢰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이처럼 기업인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낙관적 지표 이외에도 세계 경제성장 가속화를 관측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높다. 베어 스턴스의 데이비드 말패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재고가 감소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감세정책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확산되고 있고 유럽에서도 유로강세에 힘입어 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도 지난 13년간 지속됐던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여기에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는 미국 경제의 회복을 예측하는 전망도 이같은 낙관론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BMO 파이낸셜 그룹의 쉐리 쿠퍼 전략가는 증시가 지난해 10월 저점을 찍은 뒤올 들어 급격히 반등, 작년 초반 이후 처음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증가세를 기록했다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올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선진 7개국 가운데 가장 높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