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대 주요 기업들은 올 하반기중 작년 같은 기간보다 9.2% 많은 15조3천5백84억원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이같은 투자 확대는 경기부진의 장기화로 인해 늦춰온 기본적인 설비투자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13일 산업자원부가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 업종별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백대 기업 하반기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하반기 총 투자예상액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등 매출액 상위 5대 기업이 7조7천9백73억원, 5대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7조5천6백11억원의 투자를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대 기업은 투자 계획을 0.2% 줄인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21% 늘려잡은 것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상반기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져 상대적으로 하반기에 투자계획을 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반면 중견기업들은 최근의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생산능력 유지 등을 위한 설비투자를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중 2백대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8.5% 늘어난 13조5천2백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28조8천8백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설비투자는 업종별로 자동차(54.4%) 석유화학(22.1%) 일반기계(81.5%) 정밀화학(51.5%) 가전(19.3%) 등에서 상반기의 증가세가 확대되거나 유지될 전망이다. 반면 반도체(27%) 섬유(8.2%) 조선(마이너스 10.2%) 전자부품(마이너스 21.1%) 철강(마이너스 9.4%) 유통(마이너스 0.7%) 등은 증가율이 둔화되거나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목적은 신제품 및 설비확장 투자 등 생산 투자가 올해 16조8천9백44억원(상반기 8조2백35억원)으로 작년보다 16.4% 늘고 유지보수 에너지절약 등 합리화 투자는 6조9천6백23억원(상반기 3조3천3백46억원)으로 10.8%에서 3.4%로 낮아질 전망이다. 연구개발 투자는 24.3% 증가한 2조1천3백64억원(상반기 9천6백47억원)으로 예상됐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