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직장폐쇄 검토'라는 극약처방을 꺼내 든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청주 울산 익산 온산 등 4개 사업장 파업으로 매출피해만 1천억원에 달하는 등 확산되고 있는 관련업계 피해를 막아보자는 것. 재고가 소진돼 파업이 더 길어지면 자동차 전자업계 피해가 커 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두번째다. 매년 고율의 임금 인상으로 파업을 억제해 왔지만 이번에도 임금을 대폭 인상해줬다가는 자칫 회사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 3년간 매년 25%씩 임금을 올려줬다고 밝혔다. 물론 동종업계 최고의 임금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 대우를 해줬는데도 올해 또다시 최고 22.4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측이 노조의 요구에 더 이상 물러서면 경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하소연했다. 사측은 따라서 직장폐쇄를 선언,비조합원을 중심으로 공장을 가동하면서 노조의 장기파업에 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 "옥쇄(玉碎)파업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확산되는 관련업계 피해 LG화학의 플라스틱 제품 등 산업재를 생산하고 있는 가공부문(산업재) 노조 파업이 9일째 계속됨에 따라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울산 사출공장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면 범퍼류,내장재 등의 납기 미준수로 자동차 전자제품 생산에 차질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공장별 임금 차이 메워달라" 회사측은 최고의 대우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최고 22.45%(사측 계산)나 올려달라는 요구도 너무하지만 공장별로 차이가 나는 임금 수준을 비슷하게 맞춰달라는 요구에는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다. 이번 파업의 직접적인 원인은 가공부문 노조가 PVC수지등 화학제품을 만드는 장치부문에 비해 낮은 임금수준을 올리려한데 따른 것이다. 가공노조측은 자신들의 월급을 1백 기준으로 장치측과 비교할 경우 기본급만 따지면 1백 대 1백67,각종 수당을 포함한다면 1백 대 1백43 수준이라며 사업부문별 임금격차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또 기본급 13.1% 인상요구는 장치부문 노조 요구보다 인상폭이 2만원 이상 적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총급여(성과급 포함) 4천만원 이상인 기능직 직원이 전체의 34.9%(7백81명)일 정도인데도 과도한 인상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회사측은 지난해 1인당 매출액은 가공 5억원,장치 8억8백만원으로 1백 대 1백76의 비율을 나타냈다며 이익에 따라 임금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공장별로 채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같은 회사라 하더라도 부문별 기본급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입사한다"며 노조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