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씨티그룹 등 이번주에 실적을 발표하는 미국 8대 기업들에 월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해당 산업의 대표 주자로 미국은 물론 세계증시의 '방향타'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NN등 미언론들은 13일 "2분기 기업 실적은 증시 활황세에 힘을 실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애널리스트 예상치와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이번주 미국 증시는 일희일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상승 여부를 결정지을 기술업체들(인텔 IBM MS)=이번주 실적 발표기업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단연 정보기술(IT) 업계의 선두주자인 이들 3사다. 최근 들어 기술업체들이 미국 및 세계증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까닭이다. 3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15일) 인텔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회사측은 "Y2K 문제로 장비교체를 미뤄왔던 기업들이 이제 더이상은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연기하지 못할 것"이라며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점치고 있다. 다음날에는 IBM이 그동안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쪽으로 꾸준히 주력 사업부문을 전환한 덕에 월가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MS는 순익 증가가 예상되지만 시장의 평가는 다소 부정적이다. 사상 최대의 특별배당금(1백억달러)설이 나도는 MS는 엄청난 현금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에만 의존,사업 다각화에는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대 IT기업들의 실적호전이 명확해지면 업계 전반의 부활이 가시화되면서 증시가 한 단계 레벨업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호조가 기대되는 금융권(씨티그룹 JP모건)=금리가 45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금융산업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씨티그룹과 JP모건은 6%대의 순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기업대출에서는 재미를 못봤지만,주택담보대출이나 채권·외환거래에서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소규모 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어서 비용 발생이 예상되는 이 은행들이 신용카드 및 자동차 할부대출 부실 위험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CNN은 "은행의 경영실적이 좋게 나오면 그만큼 경제가 견실하다는 뜻이어서 증시에도 호재가 된다"고 풀이했다. ◆불투명한 전통기업들(GM 포드 코카콜라)=미국 내 2대 자동차 회사인 GM과 포드는 △전반적인 수요 감소 △일본 자동차 업체와의 과당경쟁 △과도한 종업원 연금 부담 등으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코카콜라의 향후 영업 전망도 불투명해 보이긴 마찬가지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탄산음료 소비가 급감한 데다,수익의 15%를 차지하는 일본 시장에서의 매출 부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