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경기침체 여파로 가파르게 치솟던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은행들이 앞다퉈 부실 중소기업 연체관리를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건전성 강화에는 긍정적이지만 그 여파로 돈줄이 막힌 적잖은 중소기업들이 최악의 자금상황에내몰리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중소기업 전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지난 1.4분기말 3.07%에서 5월 2.94%로 소폭 하락했다가 6월말에는 2.32%로 급감했다.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90%인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3월말 2.71%, 4월말2.85%에 이어 5월말 3.12%까지 치솟았으나 영업점 연체관리와 부실채권 매각(5천억원 상당)을 통한 연체감축 활동에 힘입어 6월말 1.48%로 뚝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은 국민은행도 중소기업 연체율이 3월말 3.74%에서 5월말 4.19%까지 상승했다가 6월말 3.8%로 내려갔다. 1.4분기말 1.81%를 기록했던 외환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5월말 2.06%로 올랐다가 6월말 1.02%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3월말 1.41%였던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4월 1.21%, 5월 1.36%에 이어 6월 1.14%로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였고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3월말 1.23%에서 4월말 1.46%로 올랐다가 5월말 1.35%, 6월말 1.22%로 떨어졌다. 이처럼 중소기업 연체율이 하락세로 급반전한 것은 경기회복으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나아진데 따른 것이 아니라 은행들이 앞다퉈 부실 중소기업들에 대해 대출만기 연장이나 채권회수 등 강도높은 연체관리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부실채권 매각(또는 상각) 처리도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올들어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평균 연체율은 작년 평균보다 1% 포인트 가량 높아진 상태로 현 경기상황으로 볼 때 하반기에는 부실이 더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은행들이 일찌감치 부실 중소기업에 대한 디마케팅(Demarketing)을 통해 연체감축에 나서면서 연체율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권의 이같은 연체관리 강화는 곧바로 중소기업계 전반에 대한 `돈줄죄기'(대출한도 축소)로 나타나고 있어 신용도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은행권에서 밀려난 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상당수는 제2금융권이나 사채시장에서 급전을 빌리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담당자는 "중소기업 연체율 지표가 양호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금압박으로 부도 공포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 완화를 포함해 기업금융 활성화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은행으로서도 연체관리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여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최윤정기자 rhd@yonhapnews mercie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