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제 유가는 배럴당 평균 25달러선(WTI 기준)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는 상반기 평균(31.35달러)보다 20% 정도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 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유가는 하반기에 배럴당 25.41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가는 내년에도 10% 정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경기 회복이 연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석유 수요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게 유가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이다. "올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해 별로 낙관하지 않고 있다. 석유 수요는 적을 것이며,연말께 극심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제이슨 케니 ING 애널리스트)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라크가 전쟁이 끝나면서 지난달 하순부터 석유 수출을 재개한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라크는 연말까지는 당초 목표보다 적은 하루 2백만배럴(전쟁 전 2백50여만배럴)가량을 생산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미국과 이라크측이 전쟁 복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최단 시일 내 최대 생산'을 서두르고 있어 향후 수년간 원유 생산이 계속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이라크의 원유 증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의 시장 주도권 싸움을 가열시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유가 하락에 복병도 있다. 하락폭이 커질 경우 OPEC이 감산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크고,예상과 달리 주간별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는 미국의 원유 재고도 유가 하락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요인들을 감안해도 하반기 국제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