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어음 결제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어음 결제기간도 업종에 따라서는 평균 5개월에 이를 정도로 길어져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2일 기협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1천5백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ㆍ4분기 판매대금 결제상황'에 따르면 물품 납품 후 대금 회수까지의 어음 총회수기일(수취기일과 결제기일의 합계)은 평균 1백31.6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일 늘었다. 업종별로는 의복이 평균 1백54일로 5개월이 넘었으며 화학제품은 1백49.2일에 달했다. 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것은 어디까지나 평균치일 뿐 현장에선 6개월짜리 어음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광주의 건자재업체인 H기업은 지난달 건설업체에 납품하고 6개월짜리 어음을 받았다. 시화공단에서 철강류 건자재를 생산하는 K사도 지난달 납품한 제품에 대해 오는 11월과 12월 만기 어음을 각각 받았다. K사 관계자는 "어음 결제기간은 길어지는 반면 원부자재는 대부분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판매대금 어음 결제 비중도 42.9%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포인트 늘었다. 어음 결제 비중은 외환위기를 전후해 55∼60%에서 작년 3ㆍ4분기 40.9%로 낮아졌으나 이후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어음 회수기일이 늘고 어음 발행이 다시 증가한 것은 경기침체로 발주 업체들이 현금관리를 강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