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경기 회복이 하반기에 예상됐기 때문에 이달에 콜금리를 또 내리지 않았다고 밝히고 금리 인하 효과는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국회 재경위에 출석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함으로써 하반기에 금리를 추가로 내리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2.4분기가 경기의 바닥으로 성장률이 1.4분기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으로는 4%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어 지난 5월 콜금리를 인하했고 정부는 4조원의 추경을 편성했다"고 말하고 "따라서 이 같은 조치들이 효과를 발휘하면 4%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4조원의 추경 편성으로 연간 0.5~0.6% 정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부양시킬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에만 0.3% 정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8월에 집계되는 2.4분기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해도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금리 인하 효과는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고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면 (추가 금리) 인하가 부작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3년물 국고채 금리와 콜금리의 역전 현상은 실물 경제 부진과 국제적 저금리, 환율 하락 때문이며 원화가 연간 5% 절상된다면 국고채의 실질 투자수익률이 8~9%로 높아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과열 현상을 빚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판단에 조심스러워야 하며 환율이 오를 경우 채권 버블(거품)에 따른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풍부한 점 등을 들어 IMF 사태와 같은 외환 위기가 다시 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만약 외환 위기가 온다면 현 외환보유액의 절반 정도가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