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신경영 2기를 맞아 "나라를 위한 천재 키우기"라는 화두를 내놓았다. 삼성만을 위한 인재경영을 넘어 사회에 대한 책임에 의미를 둔 캐치프레이즈다. 질(質)경영에서 인재경영으로 경영 화두를 바꾸면서 그룹의 비전도 사회에 기여하는 존경받는 기업으로 한 수준 높였다. 이 회장은 위기의식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신경영을 안했으면 삼성이 이류,삼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다"고 회고했다. 어려운 경제상황이 신경영 선언 당시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그의 인식이다. 이 회장은 지금 우리 경제의 상황을 '마(魔)의 1만달러시대'라며 신경영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세기말적 상황에서 일류 진입이 실패하면 경제식민지가 될 수도 있었던 신경영 선언 당시"와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본질은 북핵문제 등 외부환경에서 온다기보다 노사문제나 집단의 이익을 위한 갈등처럼 1만달러 병에서 온다는 진단인 셈이다. 국민소득이 1만달러도 안되는 상황에서 서로 나눠먹으려고 다투는 '제몫찾기'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한 번은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결론이다. 삼성이 이날 4대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통한 사회친화적 경영을 다시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이 회장은 "신경영의 성과를 어려운 국가경제 위기 극복과 국민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확산시켜 나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한 방법론을 인재경영에서 찾았다. 그동안 삼성이 살아남기 위해 인재경영을 외쳐왔다면 이제부터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재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의 신경영은 '나라를 위한 천재키우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