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용인 하에 이어지고 있는 달러 약세는 미 경제에일부 활력을 줄지 모르나 그것도 시간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성장에 걸림돌이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월가 관계자들이 27일 지적했다. 이들은 달러 가치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유로에 대해 약 25%, 엔화의 경우 15%내외가 각각 하락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유로화의 대달러 환율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랐다. 엔화의 경우 달러 가치가계속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 일본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그나마 환율이 유지되고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미 수출을 촉진시키는 측면이 있으나 이미 상당 부분의수출 주문과 선적이 이뤄졌기 때문에 그 효과가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입을 모았다. 웰스파고 은행의 스콧 앤더슨 연구원은 "달러 약세가 단기적으로 해외에서 달러가 싸지는 것을 의미하나 장기적으로는 수출 경쟁력이 그만큼 강화되는 것"이라면서그러나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나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즉각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수입 단가가 그만큼 비싸져 12개월후 쯤이면 무역적자가 더 확대될수 있으며 (그간 싼 수입품에 익숙해진) 미 소비자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미국 제품을 사는 쪽으로 구매 패턴을 바꾸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달러 약세가 가뜩이나 둔화된 유럽과 아시아의 성장을 더 끌어내려 결과적으로 미 수출시장을 축소시키는 역효과도 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달러 약세가 `통화 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와초비 증권의 제이 브라이슨 연구원은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달러 약세를 사실상 용인하는 발언을 한데 대해 "이것이 유로권과 일본에 경제구조 개혁에 박차를가하도록 하기 위한 술수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슨은 또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는 것이 내년의 미 대선을 앞두고 이뤄지는 정치적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백악관이 (위험한) 불장난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그는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외국 자본이 판단할 경우 미국에서 더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달러 가치를 더 하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될 경우 미국의 주식.채권시장에 타격이 가해질 수 있으며 "어렵사리가시화된 경기 회복세도 소멸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모건 스탠리의 리처드 베르너 연구원도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의 성장을부추기면서 동시에 미 시장에 대한 신뢰도 유지하려는 게임이 위험한 `고공 줄타기'"라면서 "특히 일본에 대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베르너는 "미국과 일본이 경쟁적으로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해 예기치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를 돌이겨보면 통화가치 하락이 보호주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초비 증권의 로드 스미스 연구원은 "외국 자본이 미 국채의 50%와 회사채의 3분의 1, 그리고 뉴욕상장 주식의 10% 가량을 각각 보유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달러 약세가 외국자본 이탈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달러 가치가 더 떨어져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채권시장의 경우 그 부정적 효과보다는 실익이 더 많기 때문에 아직은 괜찮다"고 평가했다. 와초비의 브라이슨은 "특히 일본이 비록 자국의 이해와는 엇갈리지만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본은행이 아직은 달러를무제한 매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