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달러 규모 LNG선 프로젝트를 잡아라.' 오는 7월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20억달러짜리 초대형 LNG선 프로젝트 국제입찰을 앞두고 한국 일본 유럽업체간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입찰은 특히 20만㎥급 초대형 LNG선을 세계 처음으로 건조하는 프로젝트여서 차세대 LNG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엑슨모빌과 카타르국영가스공사(QGPC)는 오는 7월 중 국제 경쟁입찰을 통해 연간 1천만㎥의 LNG를 영국으로 실어나를 초대형 LNG선의 건조업체를 결정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발주되는 LNG선은 12∼14척으로 이 가운데 6∼8척은 어느 회사도 건조해본 적이 없는 20만㎥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20만㎥급 LNG선은 척당 가격이 1억7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선박. 또 현재 가장 많이 운항되고 있는 14만㎥급에 비해 15%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 프로젝트는 향후 선박 대형화를 주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조선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본 입찰을 앞두고 사전입찰심사(PQ)를 통과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활동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지금까지 10척과 6척의 LNG선 건조경험을 갖고 있다. 수주잔량은 대우가 18척으로 현대의 6척보다 세 배 많다. 삼성중공업도 6척의 건조경험과 8척의 수주잔량을 갖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영업팀을 현지에 파견,입찰정보 수집에 나서는 한편 그동안의 건조실적 등을 토대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의 건조기술과 가격경쟁력을 감안할 경우 이번 프로젝트는 사실상 세계 1∼3위 조선업체인 국내 기업간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엑슨모빌은 본 입찰공고에 앞서 선박의 규모와 LNG 저장탱크 유형 등 세부 사양에 대한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국제입찰에는 국내 조선 3사 외에 일본 미쓰비시와 IHI,스페인 이자르,프랑스의 아틀랜틱조선 등 7∼8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럽 내 각국 조선소가 한국업체들이 LNG선 부문에서도 저가 수주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각국 정부에 보조금 지급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며 "한·EU(유럽연합)간 통상마찰도 이번 수주전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2005년까지의 건조물량을 확보한 국내업체는 이번 입찰에서 성공하면 2008년 상반기까지의 LNG선 조업물량을 갖게 된다. 이 경우 LNG선 건조기술과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최소 2010년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8천TEU급 컨테이너선 등 초대형 상선시장을 한국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향방은 향후 세계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방향을 가늠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