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중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세계경제가 부진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2일 올들어 1.4분기중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부진으로 작년동기에 비해 3.7% 증가하면서 2001년 4.4분기(3.5%)이후 최저수준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경기침체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은 국제정세의 불안정과 미국경기의 침체에 따라 경기부진이 더욱 심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은 1.4분기에 GDP 성장률이 제로 수준에 머물러 0.5% 증가한 전분기를 밑돌았으며 당초 예상치인 0.1%에도 미달했다. 일본이 제로 성장에 그친 것은 이라크전을 전후로 수출이 크게 부진한데 가장큰 원인이 있다. 다만 아시아경제의 기관차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은 지난 분기중 9.9%의 성장률을보여 작년 연간 성장률(8%)을 웃돌았으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올해 연간 성장률은 6%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도 사스 감염자수가 많고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아 향후경제가 하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요 국제 경제전망기관들은 사스의 확산으로 아시아지역의 성장률이 0.3-1.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경제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1.4분기에 독일 경제가 건설투자, 소비의 부진에 따라 성장률이 작년동기대비 0.2% 줄어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독일을 비롯 네덜란드(-0.3%), 이탈리아(-0.1%)도 감속성장했으며 나머지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부분은 제로성장을 보였다. 다만 프랑스는 1.4분기중 0.3%의 성장률을 기록, 전분기의 감속성장(-0.1%)에서벗어나 가까스로 경기후퇴를 모면했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세계경제의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훨씬 밑돌고 있으며 각국은 경기부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