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혁 정책의 향방을 결정지을 정부와 재계의 합동 태스크포스(TF)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와 재계가 지난달까지는 각종 개혁과제를 둘러싸고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면 이달 들어서는 본격적인 '장내 논리전'에 들어갔다.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방지를 위한 TF'는 지난 16일 2차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안건 토의를 시작했다. '시장개혁비전 마련을 위한 TF' 역시 이달말 두번째 회의를 갖는다. 정부는 이들 TF를 통해 '시장개혁'의 핵심 과제인 △대기업그룹 계열 금융회사 분리제 도입 △금융회사 보유주식 의결권 제한 △출자총액제한제도 개편 방안 등에 대한 추진 방향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 안건은 쉬운 것부터 정부는 기업개혁을 두 갈래로 나눠 재벌의 금융지배 방지방안은 '산업자본 TF'에서,기업 소유ㆍ지배구조 개선방안은 '시장개혁비전 TF'에서 논의키로 했다. 전자는 재정경제부가, 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각각 주도한다. 안건은 결론이 쉬운 것부터 다루기로 했다. 산업자본 TF에서는 △금융회사 대주주 및 계열사에 대한 여신한도 축소 △대주주 및 계열사의 거래내역 공시 및 이사회 의결 의무 강화 △비상장 금융회사 금융감독 강화 방안 등이 우선 논의된다. 중ㆍ장기 도입과제인 △금융회사 계열분리 청구제 △금융회사 보유주식의 의결권 제한 등은 내달 이후에나 논의될 전망이다. TF 관계자는 "금융감독위원회가 논의 내용을 정리해 내달 중순까지 재벌계열 금융사에 대한 강도 높은 행정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개혁비전 TF에서는 49개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공개방안과 계좌추적권(시한 2004년 2월) 연장 또는 상설화 문제가 우선 처리된다.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8월 임시국회에 법 개정안을 낸다는 계획이다. 핵심 이슈인 출자총액제한제도와 지주회사제도 개편방안 등은 오는 3ㆍ4분기(7∼9월)까지 논의한 뒤 결과를 관계장관 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만장일치 원칙이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토론내용을 1,2,3안 등으로 정리 제출할 계획이다. ◆ 출자총액제한 '뜨거운 감자' 공정위는 올 정기국회에 출자총액제한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해 제출키로 했다. 당장 19개에 달하는 적용제외·예외인정 규정의 축소 여부와 재무구조 우량기업의 졸업제도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다. 최근 불거진 유럽계 크레스트증권의 SK㈜ 경영권 공격 등에 대한 해석과 기업들이 지난 4월말까지 제출한 소속 계열사별 출자현황 자료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도 완화와 강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지주회사제도'도 어떻게 정비될지 주목된다. 시장개혁비전 TF에서는 이달말 회의에서 해외 사례만 집중적으로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