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재정적자가 올회계연도 들어 지금까지 2천억달러를 넘어 전년동기비 3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20일 집계됐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연방 재정적자가 2천1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회계연도 같은 기간에 기록된 648억달러의 세배가 넘는 기록적인 수준이다. 세입은 이 기간에 1조600억달러에 그쳐 5.4% 줄어든 반면 연방 지출은 6.5% 늘어난 1조2천600억달러를 기록했다. 세입 가운데 개인소득세는 근 8% 줄어든 4천938억달러가 걷혔으며 법인세의 경우 628억달러만 납부돼 감소폭이 무려 28.7%에 달했다. 재무부 관계자들은 감세 정책과 전반적인 경기 부진이 이처럼 세수가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로 갈 경우 재정적자가 올해나 내년에 기록적인 수준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지난해 9월말 종료된 2002회계연도에 1천578억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해 이전 4년간 이어진 흑자 행진의 막을 내린 바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앞서 올해 재정적자가 3천억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울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규모는 의회에서 입법화 절차를 밟고 있는 감세 부문이감안되지 않은 것이라서 실질적인 적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민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민주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감세 정책이 근본적으로잘못돼 미국이 힘겹게 확보한 재정흑자 기반이 무너진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백악관과 공화당은 전반적인 경기 부진과 이라크 전쟁, 그리고 테러척결 비용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