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제조업계의 해외 투자가 세계 경제의 침체 등으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건설팅업체의 보고서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딜로이트 컨설팅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 제조업계의 해외 투자는 230억달러로 전년의 360억달러에 비해 37%나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해외 투자가 급감한 것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테러 공격에 대한 우려 및 전쟁으로 인해 해외 진출 확대 의욕이 제약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로써 미국 제조업계의 해외 투자는 지난 2000년의 580억달러를 정점으로 2년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식품업종에 대한 미국 제조업계의 해외투자가 지난 2001년의 17억달러에서 작년에 119억달러로 급증했으나 금속 및 산업기계업종은 크게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최대의 투자 대상 지역으로 최근 통계인 지난 2001년의 투자액은 250억달러에 달했으나 2000년의 348억달러에 비해서는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임금이 높은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이른바 '고임금 역설' 현상은 지난 2001년에도 지속돼 임금 수준이 높은 지역에 대한 미제조업계 해외 투자 비중이 2000년의 87%에서 2001년에는 94%로 높아졌다. 딜로이트의 토드 라비에르 세계 제조업 동향 담당관은 미국 제조업체들이 세계화 작업을 어느 정도 `보류'시켰음이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기업들이 1990년대의 설비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해외 투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연구가 장래의 투자 활동에 대한 전망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출을 동결시켰던 미국 서부 해안 부두 노동자들의 파업과 최근의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으로 미국 제조업체들이 투자 계획을 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