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부산지부 파업에 이어 경인지부의 운송중단 움직임으로 산업계의 수출전선에 초비상이 걸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출입 화물의 80%를 처리하는 부산항만의 마비가 지속되고 의왕 컨테이너기지(ICD)의 물류가 끊기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가전3사 일부 사업장은 가동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들 가전업체들은 협상이 타결돼 물류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당장 이날부터 재고관리와 생산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으며 납기지연에 따른 금전적 손해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와 대외신인도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원공장에서 생산되는 각종 가전제품을 4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하루 평균 120-150개 가량 의왕 ICD를 통해 철도 또는 육송을 통해 부산에 실어나르는데 의왕이 마비될 경우 수원공장 생산제품 수출의 전면중단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수원공장과 광주공장의 배차가 동시에 끊길 경우 가전제품 수출입의 70%가 차질을 빚고 200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가 넘는 물량의 수송이 중단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의왕기지의 물류가 중단될 경우 빈 컨테이너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제품을 수출항까지 실어나를 방법이 전혀 없다"며 "계약을 맺고 있는 10여개 운송회사를 통해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백색가전을 생산하는 창원공장에서 하루 평균 300-400FEU를, 구미공장에서 150FEU를 각각 부산이나 마산항으로 실어나르는데 부산항이 마비되면서 9일 상당량의 컨테이너 운송이 끊긴 상태다. 매출의 70% 이상을 수출에서 내는 LG전자는 부산항의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북중미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비중이 90%에 달하는 대우일렉트로닉스도 구미와 광주에서 생산되는 영상가전과 냉장고 등 백색가전 수출길이 일부 막힌 상태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구미공장 물량은 부산항을, 광주 물량은 부산항과 광양항을 통해 수출하고 있는데 오는 12일까지 출하할 컨테이너 300개중 절반인 150개가 사업장에 묶여 있다. 가전업체들은 포항 화물연대와 운송업체간 협상이 타결된만큼 부산과 경기지부의 경우도 사태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단 하루의 물류중단만으로도 수십억-수백억의 손실을 감수해야하는만큼 협상 조기타결만을 애타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한국타이어의 경우 충남 금산, 대전 두개 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화물 컨테이너 차량을 이용해 부산항으로 옮겨 수출하고 있으나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산항의 반.출입이 10%대로 떨어지면서 수출차질 등의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회사측은 10일 현재까지의 수출물량 이송을 위한 컨테이너는 자체 확보분으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11일부터는 부산항에 내려간 컨테이너가 다시 공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이송용 컨테이너 문제로 생산조절 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도 광주, 전남곡성 2곳에서 생산되는 수출물량의 80% 정도를 광양항을 이용해 수출하고 있으나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의 가동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8일 이후 150만달러 어치의 수출물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권혁창 류성무 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