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로 인해 올 해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지난달 한국은행이 전망한 4.1%에 못미친 3%대 후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8일 "아직 사스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분석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0.3%포인트 정도의 국내총생산(GDP) 잠식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추정은 사스가 2.4분기중 소멸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며 수출감소 효과는 15억달러 안팎, 수입감소 효과는 7억달러 안팎에 이르고 관광수입 감소와 소비.투자위축 등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예측기관들은 중국 등 사스의 피해가 컸던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성장률이 0.5%포인트 정도 잠식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상황이 다소 나은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올 해 GDP 성장률은 3.8∼3.9%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은행이 지난4월 수정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4.1%)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한은은 지난달 10일 성장률을 당초 5.7%에서 4.1%, 경상수지는 10억달러 안팎흑자에서 10억달러 안팎 적자로 각각 하향 조정하고, 연평균 소비자물가는 3.7%에서3.9%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4월 전망 당시 GDP 성장률이 1분기 3.9%, 2분기 3.6% 등으로 악화됐다가 하반기 4.5%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사스와 북핵, 소비.투자위축 등으로 하반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박승 총재는 최근 이와관련 "미-이라크전 종전으로 유가가 하락하는 등 일부 여건은 나아지고 있으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데다 사스의 파장으로 하반기 경제가 회복이 지연되는 L자형으로 흐를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에 박승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간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총재는 지난달 17일 국회에 출석해 "올 해 경제성장률이 4%에 미치지 못할것으로 예상되거나 하반기 경제회복이 늦어질 경우 금리정책을 포함한 경기부양책이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