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70만평 규모의 초대형 야드(yard.작업장)와 7천여명의 숙련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어 원가경쟁력에 관한 세계최고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27척의 선박을 동시에 건조할 수있고 평균 9.6일에 1척꼴로 대형선박을 남해바다로 쏟아내는 이 조선소에 뜻밖에도 '산재 비상'이 걸렸다.


정규직 사원 7천명 가운데 산업재해로 요양판정을 받은 인원은 5백42명.


지난 98년 1백52명이었던 산재환자가 2001년 2백23명, 지난해 3백76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안에 생산직 10명중 1명이 병원에 드러누울 것으로 보인다는 게 회사측(김철관 인사 2팀장로)의 설명이다.


회사측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산재환자의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 무려 전체의 75%에 달한다.


이 질환은 장기간 반복작업으로 근육통과 신경이상을 호소하는 병.근막통증증후군, 경추디스크, 염좌는 물론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우는 어깨결림 현상도 여기에 포함된다.


병명만 해도 수백가지가 넘어 의사들조차 산재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꾀병'을 부려도 분간해 내기가 쉽지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산업재해요양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전문의는 "진단이 매우 까다로운데도 환자들이 막무가내식으로 떼를 쓰는 통에 웬만하면 산재 판정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올들어서는 노조가 근골격계 질환을 노사협상의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노조가 적극적은 검진을 요구하다보니 종업원들이 너도나도 앞다퉈 산재 판정을 받는 형국이다.


물론 회사 업무를 인해 병이 발생하고,또 그 병으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당연히 요양을 해야한다.


회사측도 산재환자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과 요양을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산재판정을 받아 병원에 누우면 급여가 정상근무 때보다 되레 더 많아진다는 점을 악용, 꾀병을 부리는 환자가 적지않은 것 같다는데 회사측의 고민이 있다.


대우조선의 생산직 월 평균급여는 3백80만원 수준.


산재판정을 받으면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에서 평균임금의 70%가 나온다.


여기에 회사에서 상여급 성과급 연월차수당 휴가비를 전액지급한다.


특별위로금과 장애보상금까지 합치면 월 수령액이 4백만원을 넘는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게다가 근골격계 질환자는 평균요양기간이 1년7개월(5백일)에 이른다.


일반 건강보험 환자의 2개월과 비교하면 거의 9배에 달한다.


작년 3월 집단요양신청으로 근골격계 질환판정을 받은 76명의 산재환자중 54명은 아직까지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대기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특별건강진단을 받은 선행도장부의 경우 직원 1백91명중 40%가 넘는 80명이 '입실(入室)'을 앞두고 있다.


아예 부서의 문을 닫아야할 판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선박건조 일정을 2주가량 늦췄다.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그런데도 근골격계 환자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산재보험료로 2백억원을 썼습니다.


그래도 보험료로 막을 수만 있다면 괜찮겠습니다.


매출손실이 보험료보다 10배나 많은 2천억원이나 되니까요."(차석주 경영기획팀장)


"3D업종 기피로 현장에 투입되는 신규인력은 자꾸만 줄어들고 환자들은 급증하고. 이러다간 자진폐업을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경일 관리담당 상무의 하소연이다.


거제=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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