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다' KOTRA 사람들은 행여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라는 옛 이름이 불리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 표기도 `코트라' 대신 `KOTRA'로 해줄 것을 신신당부한다. 무공, 무진공, 무역공, 무역진흥공사, 무역투자진흥공사, 투자무역진흥공사 등 제멋대로 불려질 시절이 생각나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왠지 느슨한 느낌이 드는 `공사'라는 말이 들어 있어서이기도 하고 업무나 경영방식이 `공사 시절'과 몰라보게 달라졌는데도 발전적 변신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서운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KOTRA의 변신은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KOTRA는 지난 1월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첨단 고객관리프로그램(CRM)을 도입했다. CRM은 고객과 해외무역관이 본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직접 만나 무역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주고 받는 것으로, 제공된 서비스 현황이 자동 파악되고 고객의 성향분석까지 가능하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고객관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객은 `디지털 KOTRA'를 통해 KOTRA 해외무역관에 직접 서비스를 신청하고 처리경과 및 결과 확인, 대금결제, 애프터서비스 요청 등 모든 일처리를 손수할 수 있다. CRM은 해외무역관의 모든 시장정보와 서비스를 실시간 제공받을 수 있으며, 필요한 정보만 받아보는 맞춤형 서비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 균형성과표(BSC)는 KOTRA의 경영 및 업무관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CRM에 입력된 업무현황은 곧바로 BSC 시스템을 통해 곧바로 무역관, 팀, 개인별성과관리로 연결된다. 사업분야와 업무단위별로 현재 성과는 물론 순위까지 클릭 한번으로 알 수 있다. 누구의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까지 단숨에 파악되기 때문에 이른바`농땡이'를 부리는 건 쉽지 않다. 조직문화를 반영한다는 인사 및 봉급 체계도 달라졌다. 승진추천위원회를 통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인사를 단행하고 능력과 성과를 반영한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인센티브 차등지급 폭이 최대 600만원을 넘었다. KOTRA 관계자는 "공기업도 스스로 살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자기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