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되고 있는 SK그룹의 회생노력이 향후 한국 기업의 개혁을 시험하고 있다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발 기사를 통해 SK그룹 경영진은 벌써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수감된 최태원 SK㈜ 회장의 복귀를 추진중이라며 이같은 SK그룹 회생노력이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 경제국 중 하나인 한국의 향후 기업 개혁에 대해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은 이어 SK그룹 계열사 소액 주주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배치되는 회생작업동참을 강요 받을 것이라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며 소액주주 중에는 많은 외국인투자자들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우려는 무엇보다도 지난 2월 이후 한국 금융시장을 경색 국면으로 몰고갔던 SK글로벌의 회계부정 사태 극복 과정에서 나온 SK그룹의 회생 계획에서 비롯됐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당초 SK 글로벌이 투자자와 채권단의 불만이 고조되자 애매모호한 5년 한시의자구 계획을 서둘러 발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룹 차원의 '지원'쪽으로 정상화계획을 선회하면서 채권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따라서 이르면 이달 말께 채권단에 의해 운명이 좌우될 SK글로벌에게 어떤 일이발생하느냐가 지난 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 정부가 약속해왔던 기업지배관행 확립과 투명성 제고의 어려움을 판별하는 주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對 기업정책을 간파하기 위해은행권과 정부의 SK글로벌 스캔들 처리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과 채권단이 SK글로벌 사태를 엄정하게 처리할 수 있다면 이것은 기업 지배관행 문제가 한국에서 중요하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에 소재한 자산관리 회사인 리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리 나무씨는 "SK글로벌 처리가 교차로에 있는 한국 경제의 진로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SK글로벌 사태는 한국이 과거와 단절할 수 있느냐를 결정할 수 있는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