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섰다. 일본은행은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 주재로 지난달 30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민간 금융회사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간 결제 자금으로 사용되는 일본은행 당좌예금 잔고의 목표치를 종전 17조∼22조엔에서 22조∼27조엔으로 5조엔 가량 확대키로 했다. 이에 앞서 일본은행은 후쿠이 총재 취임 직후인 3월25일 중앙은행이 민간 은행들로부터 사들이는 주식매입 한도를 2조엔에서 3조엔으로 늘렸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조치는 이라크전쟁과 사스 파동으로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증시 위기감이 증폭된 데 따른 조치다. 후쿠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은행은 시장과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해 금융완화 조치가 불안심리 확산에 쐐기를 박기 위한 선제 카드였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국채 매입확대를 통한 통화팽창 정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일본 언론들은 금융정책을 능동적으로 집행하려는 후쿠이 총재의 이같은 소신을 높이 평가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