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은 초기 단계의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을 대부분을 독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이라크의 생명선인 석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 전문 웹사이트 CNN머니가 14일 보도했다. CNN머니는 분석가들에 따라 비용이 100억달러에서 2천억달러까지 폭넓게 관측되고 있는 이라크 재건의 핵심인 유전 사업은 핼리버튼을 비롯한 미국 업체들이 상당한 몫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핼리버튼의 자회사인 켈로그 브라운&루트는 이미 이라크의 산유량을 전쟁 이전수준인 하루 약 200만배럴로 끌어올리기 위한 2년 기한의 70억달러짜리 긴급 유전보수공사 계약을 따냈다. 이라크의 석유 수출 대금은 이라크 국민의 약 60%에게 식량, 의류, 의약품을 제공하는 데 쓰이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는 도로, 교량, 병원, 송전선 등을 포함한 이라크의 필수 기반시설 재건 비용도 이 돈으로 충당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라크 유전들은 지난 1980-88년의 이란-이라크전쟁 이후 최신 생산 장비를 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설이 매우 낙후돼 있다. 베이커연구소는 이라크의 산유량을 지난 1991년의 걸프전 이전 수준인 하루 350만배럴로 끌어올리려면 최소한 18개월이 걸리며 초기 자금 50억달러 이외에 연간 운영비로 30억달러가 투입돼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증권의 짐 위크룬드 에너지 분석관은 미국 정부가 이러한 계약을 주도할 경우 최대의 수혜자는 핼리버튼, 베이커 휴즈, 웨더포드 인터내셔널,슈럼버거 등 유전 서비스업체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발주권은 미국 정부가 아니라 그동안 석유를 팔아 이라크 국민에게 식량과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 온 유엔이 행사할 수도 있으며 실제로 유엔은 입찰이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뜨거운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핼리버튼 같은 미국 회사들은 최소한 1천100억배럴에 이르는 이라크의 매장량을활용하는 사업에서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파네스톡의 페이들 게이트 석유시장 분석관은 "올바른 투자 환경과 정당한 정부라면 이라크는 앞으로 10년간 산유량을 하루 100만배럴씩 매년 늘릴 수 있다"며 "이경우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산유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이 기간에 매년 10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라크에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