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최근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 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15일 보도했다. 저널은 미국 메릴 린치증권과 네덜란드 ING 파이낸셜 마켓은 사스로 인한 아시아 국가들의 피해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며 홍콩, 싱가포르 등의 성장률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홍콩의 경우 ING는 올해 초전망에서 3%의 성장률을 제시했으나 사스 발생 이후 2.5%로 낮춘 뒤 최근 피해가확산되자 다시 1.5%로 떨어뜨렸다. ING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감염 경로의 불확실성과 전례 없는 사태라는점이 경제적인 충격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ING의 팀 컨던 수석 연구원은 "사스는 아시아 지역 경제에 대해 이라크전보다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 린치도 이달 초 사스에 따른 피해를 감안해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4%로 낮춘 데 이어 이날 다시 3.1%로 하향조정해 사태의 심각성을반영했다. 메릴 린치는 보고서에서 "사스는 중국을 발판으로 한 홍콩의 경제 회복세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사스의 피해가 당초 생각보다 훨씬 심각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경우도 이날 ING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2%로 내렸으며메릴 린치는 최근 2.4%에서 2.2%에서 낮춘 데 이어 이날 또다시 1.5%로 조정하는등 향후 사스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밖에 ING는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도 각각 5%에서 4%와 4.9%에서 4%로 낮춰 잡았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대만, 필리핀 등과 함께 사스로 인한 영향이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메릴 린치도 말레이시아의 성장률 전망을 3.9%에서 3.7%로 조정했으며 중국과대만은 각각 7.6%에서 7.5%, 3.3%에서 3.2%로 소폭 낮췄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