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조짐이 갈수록 굳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에너지부 최신 월간 보고서도 이라크 전쟁 직전에 비해 현재 유가가 3분의 1 가량 하락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점에 대한 (산유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식통들은 OPEC의 압둘라 빈 하마드 알-아티야 의장이 앞서 오는 24일 열릴 OPEC 특별 각료회담에서 하루 200만배럴 내외를 실질적으로 감산키로 결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빈 특별 회동은 다소 늦어져 5월 초가 될 수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 소재 OPEC 사무국의 소식통은 "세계 석유시장에 하루 200만배럴 가량이 과잉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에 의해 석유 수출을 통제받는 이라크를 제외한 OPEC10개 회원국은 지난달 현재 하루 평균 2천630만배럴을 생산해 공식 산유쿼터를 180만배럴 가량 초과했다. 알-아티야 의장은 앞서 특별 각료회담 소집을 발표하면서 이번 회동에서 "수급안정을 위한 모든 옵션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OPEC가 이번에 산유쿼터를 줄이기보다는 쿼터를 엄격히 준수하는 쪽으로 감산을 이행하게될 것으로 내다봤다. 알제리의 차킵 켈릴 석유장관은 지난주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OPEC가 정상적인 생산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해 특별 회동에서 산유쿼터 준수가 합의될 수있음을 시사했다. OPEC 소식통도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생산 쿼터를 준수하는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석유시장 분석가들은 OPEC가 궁극적으로 산유쿼터 자체를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 소재 PFC 에너지의 라드 알카디리 연구원은 "OPEC가 결국 생산쿼터 자체를 줄이게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시장에 즉각적인 신호가 간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리 알-누아이미 석유장관도 OPEC가 필요할 경우 산유쿼터 자체를 하향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주 사우디관영통신 SPA 회견에서 "OPEC가 유가를 가격 밴드제인 배럴당 22-28달러로 묶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이 터지기 전인 지난 2월 27일 뉴욕시장에서 배럴당 39.99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지난 주말 폐장가가 런던에서 25달러대로 크게 떨어진 상태다. 모건 스탠리의 석유시장 분석가 아이렌 히모나도 OPEC 특별회동에서 최소한 200만배럴의 감산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늘어나고 계절적으로 북반구의 석유 수요가 줄어드는 시점인 점 등을 감안할때 OPEC의 감산 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