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전반적인 경기 둔화에 이라크 전쟁까지 겹치면서 미국 경제가 계속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전히 세계경제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MF는 9일 발표한 반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의 미국 부분에서 그러나 이라크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미국이 `더블딥'(경기 회복기에 또다시 침체되는 현상)에 빠질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2.4% 성장한데 반해 올해는 2.2%에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활력을 회복하면서 3.6%로 크게뛸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지난해 9월 미국이 올해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미국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속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미국이 지난 2001년말 둔화에서 벗어나면서 어렵게 확보한 발판을 지난해 하반기 이어가는데 실패했다"면서 "특히 지난해 4.4분기 성장이 크게 둔화되면서`취약점'을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해로 들어서면서 특히 생산성에서 중기적으로 펀더멘털이 회복되는조짐을 보였으나 취약점이 조금씩 개선되는데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가계부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증시 약세가 이어지면서소비도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 신뢰와 노동시장 여건도여전히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 41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인 금리가 본격적인 효과를 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저금리에 따른 모기지 리파이낸싱으로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점은 밝은 요소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또 백악관의 감세 정책도 소비 진작에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인은 집을 짓거나 살때 금액의 상당 부분을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형식으로 장기 분할상환함)으로 받는데 금리가 떨어지면 더 낮은 쪽으로 재계약이 가능하다. 이 경우 그만큼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겨 결국 소비 여력이 커진다. 그러나 케네스 로고프 IMF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적자가 급증하고 전쟁이수행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감세가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향후의 불확실성을 백악관이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로고프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수 없다면서 IMF가 "미국과 다른 주요 국가의 `주택거품 붕괴' 가능성도 걱정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실질적인 주택 가격이 지난번 절정 때에 비해 27% 상승했다면서 "주택 거품이 붕괴될 경우 이것이 연쇄 반응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점을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난 90년대말 기업들이 과잉 투자함으로써 생긴 `하이테크 거품'이장기적인 증시 약세로 폭발할 경우도 문제라고 경고했다. 로고프는 이어 미국의 경상적자도 걱정된다면서 이것이 달러에도 영향을 미쳐결국 미 경제에 또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 보고서는 그러나 "미 경제가 전반적으로 볼 때 탄력을 (서서히 나마) 회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특히 생산성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상황에서 조심스러우나마 낙관할 수 있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