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의 최고경영진이 이라크전쟁의 포화를 뚫고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5930], SK[03600], 한화그룹, 포스코, 효성 등주요 기업 CEO들은 최근 해외법인 순회, 대외행사 참석 등을 위해 잇따라 출장길에올랐거나 출국할 예정이다. 이라크전쟁의 장기화 조짐과 보복테러 위험에도 불구, CEO들의 이같은 출국러시는 현지법인들의 임직원 독려, 주요 거래선 및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 불황타개책 모색 등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이달초 독일 정보통신 전시회를 다녀온지 한달 뒤인 내달 10일께 열흘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이번 출장은 유럽지역 법인장 회의에 이어 미주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기 위한 것으로 출장기간 시장동향을 점검하고 거래협력사를 둘러볼 예정이다. 이윤우 반도체 총괄사장과 황창규 메모리사업부 사장도 내달중순 일본, 중국,싱가포르 등을 돌며 최근 시장 변화에 따른 대외전략을 점검한다. SK 계열사 CEO들은 오너인 최태원 회장 구속과 손길승 그룹회장의 기소라는 최악의 상황속에서도 이라크전과 SK글로벌 사태에 따른 그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왕성한 해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SK㈜는 지난주 이라크전이 발발하자 김치형 전 원유트레이딩 담당 임원을 쿠웨이트로 급파,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와 아랍에미리트의 원유도입선을 만나 원유의안정적 도입에 대한 확약을 받았다. SK텔레콤 표문수 사장도 이라크전 발발 당일인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차이나유니콤과 무선인터넷 사업을 위한 합자기업 설립 본계약을 체결했다. SK케미칼의 홍지호 사장과 SKC최동일 사장도 최근 중국에서 수출계약, 합작공장투자 협의를 마치고 귀국했다. 한미교류협회 회장인 한화 김승연 회장은 이달초 협회 활동차 미국으로 출국,정.관.재계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면서 양국의 긴밀한 경제협력방안과 한반도 정세와관련한 의견을 교환하고 현지법인을 방문, 임직원을 격려한뒤 내달중순 귀국한다. 지난 14일 유상부 전 회장 후임으로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이구택 회장은 내달 5일부터 사흘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국제철강협회(IISI) 정례 이사회참석차 3일 오후 출국한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내달초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국제유도연맹회의를 위해 4일 출국길에 오르며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도 두차례에 걸쳐 북미와동남아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LG건설의 김갑렬 사장은 지난 24일부터 싱가포르, 런던 등 아시아와 유럽 5개도시를 순회하며 기업설명회를 개최중이다. 김 사장은 내달 4일까지 계속되는 해외 기업설명회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이라크 전쟁의 영향과 북핵 위기로 인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향후 경영전략을 설명한다. 나이지리아의 LNG 처리설비 계약식과 리비아 뱅기지 발전소 계약식 때문에 출장을 떠난 대우건설의 남상국 사장은 휴식없이 내달초에는 일본, 중국, 서남아시아 지역의 수주 상담을 위해 국내를 비울 예정이다. 5월 서울에서 열리는 PBEC(태평양경제협의회)총회와 관련, 미국을 방문중인 조석래 효성 회장은 31일 귀국하며 오영교 KOTRA 사장은 캐나다 뱅쿠버에서 북미지역무역관장 회의겸 수출투자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한뒤 29일 돌아왔다. 반면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과 김동진 사장은 당분간 출장 계획없이 이라크전쟁 발발 이후 돌입한 비상경영체제의 진두지휘를 통해 경영현안을 챙기기 위해 국내에 머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