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7일 이라크전쟁이 조기에 끝나더라도 지정학적 불안감과 테러 위협 등으로 국제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상반기 국제금융시장 안정보고서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소비자와 기업들의 신뢰를 떠받치기 위해 선진국들의 금융완화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F는 이 보고서에서 작년 10월 이후 지난달 말까지 S&P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3.2% 및 14.1%씩 오르는 등 미 증시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여 경제회복과 시장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앞으로 단기전에 대한 기대가 빗나갈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6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 경제지원적인 금융완화정책 선진국들이 그동안 금융완화정책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고 가계나 금융회사들의 현금유동성을 늘려준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각 경제주체들의 현금유동성을 개선시키는데 기여했다. 이같은 금융완화정책(Supportive Stance)은 당분간 계속돼야 한다. 소비자와 기업들의 신뢰도가 무너지는 것을 막고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주기 위해 필요하다. ◆ 시급한 일본의 개혁 일본의 금융 및 기업개혁이 시급하다. 금융개혁을 위해 부실 대출을 손실로 처리하는 대손충당금을 엄격히 쌓고 자본금을 늘려야 한다. 또 기업개혁을 서둘러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도 끊어야 한다.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을 막을 수 있는 과감한 조치도 시급하다. 6대 과제중 특정 국가를 상대로 별도의 정책권고를 할 만큼 일본의 경제상황은 심각하다. 독일은 중소기업들의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 ◆ 보험산업과 기업연금의 자산관리 강화 2000년 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보험회사들이 위험에 노출됐다. 정책당국은 보험회사들이 자산운용에 따른 위험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업 지배구조 개선, 회계관리 강화, 투자은행의 투자분석 및 자산운용 관행 개선도 지속돼야 한다. 이같은 작업이 지연될 경우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갖지 못해 시장이 불안해지게 된다. ◆ 민간분야의 위험관리 강화 그동안 금융완화정책으로 민간분야의 현금유동성이 늘었다. 이같은 유동성 증대에 따른 위험관리 강화가 시급하다. 어떤 계기로 시장의 신뢰가 살아나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경우 투자자금을 헤지(위험 회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 개도국의 원활한 자금 차입 개도국의 자금 차입은 신용도에 따라 양극화돼 있다. 일부 개도국들은 선진 금융기관들에서 자금을 차입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이들이 지나치게 부담스럽지 않은 금리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국제금융환경이 나빠질 경우에 대비, 국내 증권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