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일찌감치 중국 톈진에 직물과 신사복 법인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현재 국내 패션 업계가 겪고 있는 수익성 악화를 피해갈 수 있었다. 제일모직이 중국 톈진에 직물공장과 신사복공장을 만든 것은 96년과 97년.3년만에 모두 흑자 전환을 해내 성공 사례가 됐다. 직물은 국내 생산의 한계를 예상하고 연산 2백50만야드로 시작,2000년 6백만야드가 될 때까지 구미 공장 설비를 빠른 속도로 중국에 이전했다. 현재 톈진 직물공장은 원가는 구미의 65%에 불과하지만 품질은 90%까지 따라잡아 제일모직 중저가 제품의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신사복 역시 품질을 인정받아 현재 대일본 수출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75%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톈진 신사복 법인은 수출 기지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대 의류 소비국으로 성장 잠재력을 지닌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갤럭시"를 중국에 유통시키면서 중저가 브랜드로 찍히면 현지 업체들과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판단,초기부터 고급 이미지 구축을 위해 백화점 중심 판매와 "노 세일"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조금 높게 내놨다. 1백만위안(약 15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1백만명의 중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중국에서 장수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사의 계산이다. 올해는 중국에 진출한 라피도.아스트라.후부의 매장수를 늘리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상하이에 무역법인을 만들었다. 후부는 올해 전문 매장을 5개로 늘리고 타이완과 홍콩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