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공격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D데이는 오는 21일 전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 BBC방송 등 미.영 언론들은 17일 "독일 호주 미국 스위스가 이라크 및 인접국내 자국민의 철수를 요청했다"고 전하면서 미국이 금주를 넘기지 않고 이라크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전쟁이 임박해지면서 안정세를 되찾던 국제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은 다시 혼미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 D데이는 21일 전후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안 작성자가 연설 초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이 빠르면 17일 밤(현지시간) 대국민연설을 통해 전쟁에 앞선 최후 시한을 이라크에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라크에 줄 최후 시한은 2~4일이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우 19~21일이 전쟁 개시 시점이다. 쿠웨이트에서 8만5천명의 미 해군과 영국군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T 콘웨이 미 해군준장도 "전쟁이 며칠 안남았다"며 이번 주말을 넘기지 않을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그는 공중폭격으로 전쟁이 시작돼 3~4일간의 폭격 후 지상군이 이라크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걸프만 지역에는 22만5천명의 미군과 4만여명의 영국군, 전투기 1천대와 1백30척의 군함이 전투준비를 완료하고 공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중동지역 철수령도 속속 내려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 16일 민간인과 비필수 공관 요원들에게 이스라엘과 시리아 요르단 등 이라크 인접국에서 철수하도록 명령했다. 러시아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호주 등 세계 각국은 이라크 내 자국민에게 17일까지 모두 떠날 것을 촉구했다. ◆ 다시 혼미해진 시장 =전쟁이 임박해지면서 일본 대만 등 아시아증시는 17일 지난 주말의 상승세를 접고, 일제히 반락했다. 그러나 낙폭은 1% 내외로 크지 않았다. 지난 주말 강세를 보였던 달러 가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도쿄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엔화에 대해 주말의 달러당 1백18.4엔선에서 1백17.9엔대로 밀려나면서 3일 만에 다시 1백18엔선이 깨졌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주말의 유로당 1.07달러에서 1.08달러선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일부 외환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속전속결로 끝날 것"이라며 이 경우 달러 가치가 급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 임박 뉴스는 국제유가에도 즉각 반영돼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물 가격이 배럴당 36달러대로 올라섰다. 지난 1주일 동안 약세를 보였던 국제금값도 다시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다. 금 현물은 아시아시장에서 주말에 비해 5달러 오른 온스당 3백40달러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개시될 때까지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은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