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불안한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에 대한 희망과 피난처를 제공하기 위해 오랫 동안 노력해 왔으나 이들 시장에 전염되는 바람에 당초 기대와 달리 그에 따른 헤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타임스는 약 1년 전만 해도 한국과 대만, 태국 등 아시아(일본 제외)에 대한 자본 유입 증가세가 뚜렷했으나 이후에는 자금 유출이 더 흔해졌다고 지적했다. UBS 워버그 홍콩지사의 아이언 매클레넌 아시아 주식 전략가는 "아시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긍정적이지만 뮤추얼펀드의 환매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유럽 보험회사들이 주식에서 손을 뗀다면 이곳의 주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실제로 지난해 아시아 주식의 순매도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8년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상기시키고 "아시아의 이야기는 증시 이탈이라는 더 큰 조류에 의해 압도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골드만삭스 아시아 애셋 매니지먼트의 필립 가드너 사장은 아시아증시의 회복을 믿지만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보다는 역내 투자자들이 더 먼저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고 "대세는 보장형 상품으로 역내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들 상품으로 몰리고 있으나현재 해외 뮤추얼펀드 투자자들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휘발성'을 중시하는 헤지펀드들은 최근의 추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상의 휘발성을 제공하고 있는 아시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나 이 지역에 단기 매매용 주식이 충분하지 않다는 결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홍콩에서 2억3천만달러를 운용하는 LIM 어드바이저스의 조지 롱 파트너는 "미국자본시장의 실적이 아시아를 꽤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하고 "엔론, 글로벌크로싱, 월드컴 등의 붕괴로 아시아 기업의 투명성과 지배구조 비판론도 잠잠해졌으며 외환 위기 덕분에 아시아의 부정적인 측면이 많이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매 금융에 투자하려는 역내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싱가포르에 있는 도이체 애셋 매니지먼트 아시아의 경우 발빠른 대응에 나서 한국 우리은행과 손잡고 불과 8개월만에 기관 및 개인 투자자로부터 20억달러를 모집했다고 소개했다. 도이체는 인도에서도 수익형 주식 펀드의 성공에 이어 후속 상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도이체의 초이 펑 와 사장은 아직 대규모 투자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아시아시장은 매력적인 단계로 진입했으며 중국이 가세한다면 아주 강력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