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로화 사용권의 통화량 증가율이 예상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인플레 위험을 예고했다. 그런데도 침체된 역내 경제를 부추기려면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는 가시지 않고 있다. ECB는 27일 유로권의 주요 통화량 지표인 총유동성(M3)이 지난달 연율기준으로7.4%나 늘어 자체 억제목표 4.5%를 크게 벗어났다고 밝혔다.이는 작년 12월의 증가율 6.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ECB는 통화량 증감추이를 금리조정의 잣대로 삼고 있다.M3는 현금과 요구불예금및 환매(RP)채,머니마켓펀드(MMF),만기 2년이내 채권 등을 합친 것이다. ECB는 작년 11월∼금년 1월의 3개월 이동평균치도 작년 10∼12월에 비해 6.9%나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이는 ECB의 억제목표는 물론 전문가들의 통화증가율 둔화 예상을 빗나간 것이다. ECB는 M3 증가폭 확대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으나 보통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이짙은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유동자산 투자를 한층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M3도높은 증가율을 보여왔다. 이와 관련, ECB는 높은 유동성이 꼭 인플레 앙등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특히 저성장하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더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상외로 높은 M3증가율 때문에 ECB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ECB로서는 이라크 전쟁이 터지면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지게 되리라는 점에서 우려할만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도이체방크의 슈테판 빌마이어 연구원은 M3 증가율 급상승에 대한 확대해석을경계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 자금시장에 집어넣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프 발츠 연구원도 "불확실성이 걷히는 대로 M3 증가세는 다시 둔화될 것"이라며 M3동향이 ECB의 기준금리 "리파이" 조정에 영향을 주지는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다음달 6일 정례회의를 열어 현재 2.75%인 "리파이" 금리조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