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에 무게 실린 내각 새 정부는 행정부 경제팀을 '안정형'으로 분류되는 김 국무조정실장,청와대 경제팀은 개혁 성향의 이 정책실장을 각각 수장(首長)으로 앉힘으로써 '안정'과 '개혁'의 조화를 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부총리 내정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세제 전문 관료 출신이다. 세제 업무는 그 특성상 급속한 변화보다는 원칙을 중시하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이 요구된다. 김 부총리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부총리는 또 이해관계 조정때 설득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포용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직 관료로는 유일하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멤버(부위원장)로 활동하면서 개혁 학자들에 포위된 가운데서도 '소신'을 지키려 애써왔다는 지적이다. 개혁파 인수위원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낙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경제팀 수장으로 '금의환향(錦衣環鄕)'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달 23일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차기 정부의 경제개혁 방향과 관련,"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예측 가능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합리적 개혁' 노선 띨지 주목 경북대 교수 출신의 이정우 정책실장은 '성장과 분배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 아니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진 개혁파 학자로 분류된다. '도시빈곤층 대책에 관한 연구''소득분배론' 등 저서에서 보듯 분배에 관심이 많다. 그럼에도 그는 '합리적 개혁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수위원들이 성급한 개혁정책을 잇따라 쏟아낼 때도 무조건 받아들이기 보다는 조율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앞에서 일을 추진하기 보다는 뒤에서 조용하게 '빠진 일과 뒤처진 업무'를 챙기는 스타일이라는 얘기다. 이 실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이론과 실무를 잘 조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