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업계에 '감량경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1월중 국민카드가 1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정도로 업계의 경영난이 심화되자 카드사들마다 영업망을 축소하고 고객 서비스를 줄이는 등 비용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그동안 신규회원 모집을 위해 운영해 왔던 영업소를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근 의정부, 평택 지점을 없애는 등 지점수를 기존 36개에서 30개로 줄였다. 국민카드도 최근 이천 광명 용인 등에 있던 6개 영업소를 폐쇄했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비용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민카드와 외환카드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급 격주휴무제' 실시도 검토중이다. 카드사들은 또 회원들에게 제공해 오던 각종 서비스도 줄이고 있다. LG카드는 최근 포인트혜택을 축소, 연간 6백만원 이상 카드를 사용한 회원에게만 '마이LG포인트'를 적립해 주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모든 회원들에게 포인트를 적립해 줬으나 마케팅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같이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삼성 국민 우리카드 등은 내달부터 에버랜드 무료입장 서비스를 폐지키로 했고 6개월 무이자할부, 주유할인혜택, 영화할인혜택 등을 줄이거나 없애는 카드사도 늘고 있다. 한편 카드사들은 이같은 비용절감 노력과 함께 연체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근 채권기획팀을 신설했고 우리카드는 지난달 채권관리부 인원 1백명을 충원했다. 국민카드 역시 채권관리 영업실을 기존 14개에서 24개로 늘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대형 카드사의 월간 적자폭이 1천억원대로 확대되는 등 영업환경이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감량경영이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