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집회등으로 반전여론이 확산되면서 국제유가가 런던시장 등 국제시장에서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또 국제금값도 미국 달러화 및 증시강세, 이라크전 지연 전망 등이 겹치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 6주만에 최저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동반약세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17일 런던시장에서 4월 인도분 북해산 원유는 배럴당 52센트 떨어진 31.98달러에 거래가 형성됐다.앞서 국제유가는 지난 14일 폐장된 뉴욕시장에서 3월 인도분 경질유가 44센트 오른 36.80달러로 29개월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해왔다. 특히 2개월에 걸친 총파업으로 석유수급에 큰 차질을 빚었던 베네수엘라도 생산시설을 정상화, 국내 원유수요를 자체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현지 국영회사의 발표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GNI-만의 금융 애널리스트 로렌스 이글스는 "전세계 도처에서 열리고 있는 대규모 반전집회가 정치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반전시위가 국제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지구촌 곳곳의 대규모 반전시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겨냥, 다양한 선택을 검토하며 이라크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어시장주변의 불안요인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 형국이다. 실제로 애널리스 이글스 자신도 (부시 대통령의) 전쟁일정이 지연될 것 같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라크 전이 단기간에 끝날 경우 국제유가는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이글스는 내다봤다. 또 런던금거래소(LME)의 금 현물가는 17일 장중 한때 온스당 341달러까지 급락한 뒤 오후장에서는 지난 주말에 비해 5.20달러(1.5%)가 하락한 345.55달러를 기록,지난달 7일 이후 가장 낮은 시세를 보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데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금시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 주말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의 안전보장이사회 보고 이후 이라크전이 다소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금값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지적됐다. UBS 워버그증권의 존 리드 애널리스트는 "세계 평화가 정말 임박했다면 금값은 점점 더 떨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지정학적인 위험이 계속 올라간다면 금값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