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없는 추락 그동안 고정거래선에만 물량을 공급해 왔던 삼성전자마저 최근에는 현물시장에 매물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업체들은 이를 향후 가격하락이 지속될 시그널로 보고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상당한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제조원가는 물론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재료비 등 현금비용마저 회수하지 못하는 가격수준에서 매물을 던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백56메가 DDR의 제조원가는 4.5달러 수준.현금비용은 2.5달러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체의 경우 제조원가는 마이크론이 6달러수준,인피니언 6.10달러,하이닉스는 5달러후반으로 추정된다. 현금비용의 경우 3.9∼4.0달러 수준이라고 동양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추정했다. 현물시장에서 제품 한 개를 팔 때마다 1달러 가까운 현금상의 손실을 본다는 이야기다. ◆확대되는 비관론 지난 2001년말 가격폭락때 현금비용의 60%선까지 현물시장 가격이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2백56메가 DDR는 2.3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출혈이 심각한 상태인 만큼 2.5달러 가까이 되면 반등을 노린 투기적 세력이 매집을 시작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킹스턴 등 일부 중간상들이 약간 고급사양인 3백33㎒제품을 사들이기 시작했을뿐 주력제품인 2백66㎒제품에 대한 매수세는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4·4분기이후 라인업그레이드로 업체들의 공급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0.13㎛ 공정의 양산비율은 지난해 10월 62%에서 연말에는 73%로 상승했다. 인피니언도 최근 IR에서 0.14㎛ 공정의 양산비율이 75%까지 확대되었으며 수율도 0.17㎛공정과 같은 수준으로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8인치 웨이퍼에서 2백56메가 DDR를 0.13㎛ 공정으로 생산할 경우 0.15㎛ 공정대비 생산되는 반도체칩 개수는 33% 증가한다고 세종증권 최시원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다시 0.11㎛공정으로 업그레이드 된다면 칩수는 0.15㎛ 공정 대비 94%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0.11㎛비중을 올해 초 1%에서 연말까지 70%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인텔의 새로운 프로세서를 탑재한 PC가 출하되는 3월중순이후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대만업체들 탈락할 수도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사석에서 "반도체가격 하락때문에 우리도 어렵지만 업계 재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만의 군소 D램업체들 중 자금력이 떨어지는 업체의 탈락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난야와 윈본드 등 대만 메모리 업체들의 1월달 매출액이 전월 대비 평균 15% 이상 급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난야는 DDR 비중이 97%에 달해 지난해 큰폭의 이익을 냈지만 현재는 반대로 DDR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윈본드와 프로포스도 DDR 비중이 각각 90%와 80%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만업체들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난야가 5억8천만달러의 자금조달을 연기한 것을 비롯해 모젤바이텔릭 파워칩 등도 각각 8천만∼9천만달러의 자금마련에 어렴움을 겪고 있다. 마이크론,인피니언과 지난연말 채무재조정을 마친 하이닉스도 적자폭 확대로 삼성전자와의 기술격차를 따라잡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들 대형업체는 경쟁대열에서 탈락할 가능성은 작지만 삼성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2위그룹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