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은 기업에 무한한 성장에너지를 줍니다." 지난 13일 신산업경영원(원장 성의경)이 제정한 '제1회 윤리경영상 종합대상'을 받은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54)는 "윤리경영보다 차별화된 경영전략은 없다"며 예찬론을 폈다. 문 대표는 "기업가치가 '물질'과 '감성'을 거쳐 '정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기업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 일이 정확하고 빨라질 뿐만 아니라 광고선전비 등 각종 경비가 격감,생산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모범적인 기업들은 대부분 윤리경영을 시행하고 있으며,이들 기업은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얻어 수익률도 좋고 주가도 50% 이상 높게 평가받는다는 통계조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기업이 윤리경영을 펼치고 지역사회의 발전과 환경문제 등에 관심을 갖는다면 존경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가 유한킴벌리가 감사조직을 없애고 자율근무제를 도입,'감시없이 돌아가는 회사'를 만든 것도 신뢰와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윤리경영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지난 95년 최고경영자가 된 문 대표는 판공비나 기밀비 등의 관행을 모두 없애버렸다. 경영진과 사원이 비전을 공유하고 참여와 위임경영을 강화했다. 최고경영자는 메가트렌드 위주의 의사결정에 집중했다. 외환위기를 무난히 넘긴 것도 경영자가 흐름을 먼저 읽고 외환관리를 하는 등의 대처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 사장의 윤리경영 전략은 경영성과로 이어졌다. 90년 1천6백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96년 3천5백억원,2002년 7천1백억원으로 급신장했다. 순이익도 90년 51억원에서 96년 1백44억원,2002년 8백4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엔 '킴벌리클라크동북아경영협력체' 회장으로 선임돼 국제적으로도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문 대표는 "앞으로 '나노염료' 같은 신산업을 개척,2004년 국내 매출목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문 대표는 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하다. '생명의숲 국민운동'운영위원장 등 환경관련 직함만도 10여개에 달한다. 외환위기 때는 숲가꾸기를 통해 실업자 12만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20년째 계속해온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유일한 취미가 '숲가꾸기'라고 할 만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러나 "새 정권으로부터 환경부 장관 제안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절의사를 보였다. "많은 일을 하기엔 제한이 따르는 자리"라는 게 그의 대답이다. 매년 매출액의 1%를 사회에 기부,나눔문화를 실천하고 있는 문 대표는 "기업의 공익·환경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윤리적 활동을 많이 하는 기업은 발전도 빠르다"고 강조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